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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대 불법소송제기’ 불법채권추심 일당 검거... 잡고보니 ‘법무사 가장에 보이스피싱 흉내까지’

NSP통신, 도남선 기자, 2015-09-02 16:54 KR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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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자소송시스템 절차 악용... 8만원 잔존채권 이용해 100만원 뜯어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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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부산 연제경찰서는 2일 수백억원대의 불법 소송을 제기해 저소득층 채무자들에게 수십억원의 돈을 뜯어낸 혐의로 A(36) 씨 등 불법 채권추심 일당 9명을 구속하고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남아있는 원금을 훨씬 부풀려서 대법원 전자소송 시스템을 통해 2만 6851명을 상대로 303억 6000만원 상당의 지급명령을 신청하고, 이를 근거로 갖은 협박 등으로 16억원 상당의 돈을 받아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11만명분, 470억원 상당의 채권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근거로 신용조회를 통해 우선적으로 신용등급이 양호한 피해자들을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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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들은 철저하게 합법을 가장하기 위해 법무사에게 매월 자문료 명목으로 100만원에서 130만원씩 지불하고 명의를 대여받아 법무사 명의로 소송에 임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매월 지급하는 자문료 외에도 건당 5000원 상당의 수수료를 지불하면서 채무자로 하여금 법무사들이 소송행위를 하는 것처럼 위장해온 사실도 밝혀졌다.

그러나 이들이 소송자료로 삼았던 채권은 대부분 소멸시효가 경과한 것으로, 브로커나 인터넷 등을 통해 원금의 2~6%의 헐값에 대량으로 매입해 대법원 전자소송 시스템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의 수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등의 지능적인 모습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15명 이상의 직원들을 고용해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사무실을 수시로 옮겨가며 합법을 가장한 불법적인 채권추심업체를 운영해왔다.

지급명령이 확정된 상태에서는 채무자가 거래하는 금융기관에 대해 빠르고 쉽게 채권을 압류하기 위해 거래은행을 몰래 알아내기 위한 방편으로 속칭 ‘은행따기(채무자 거래은행 확인 작업)’ 방식을 이용, 피해자의 거래은행을 상대로 제3채무자로 특정,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했다.

이 과정에서 A 씨 등 불법채권추심업체 일당은 통신업자를 매수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흉내내 발신번호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자신들의 존재를 철저히 위장해왔다.

이들은 이처럼 발신번호 조작기법을 접목해 무려 총3만9678회에 걸쳐 금융기관 등에 전화를 해왔다.

A 씨 등은 고용한 직원들에게 업무 매뉴얼을 만들어 ‘실익작업이 용이한 금융기관 지점 및 담당 은행원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해 놓고 그곳을 통해 집중적으로 실익작업을 했으며, 채무자를 압박하는 방법과 채무자를 다루는 기술, 집행관을 사칭하는 방법, 압류전화 응대수칙 등을 상세히 기재해 직원 1명당 월 900만원 이상의 돈을 받아내도록 독려하고 심지어 성과급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다.

실제로 보이스피싱 조직에서 사용하는 방법과 유사한 2인 이상의 직원들이 공모해 역할을 분담하고 피해자에게 “집을 압류하러 가겠다”고 통보한 뒤 다른 직원이 다시 전화를 걸어 “먼저 일부 변제를 하면 압류를 보류해주겠다”며 채무자의 가족들을 상대로 대위변제를 독촉하면서 협박을 통해 8만원의 잔존채권을 이용, 100만원을 뜯어내기도 했다.

경찰은 불법채권추심업체로 인한 서민들의 피해가 상상 이상으로 크다고 판단해 이미 불법이 확인된 20여개 업체 대표자를 소환해 수사할 방침이다.

나아가 채무금액이 더 큰 캐피탈 등 금융채권이나 대부채권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NSP통신/NSP TV 도남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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