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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다운 레이아웃 아티스트 “‘스파이더맨: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꿈의 실현”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3-06-24 23:35 KR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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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버스’ 다운 ‘화려한 구도, 섬세한 감정선’ 주목”
“개성있는 캐릭터 등장씬, 관객 눈길 사로잡을 것”

NSP통신-김다운 레이아웃 아티스트.
김다운 레이아웃 아티스트.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스파이더맨이기 때문에, ‘스파이더버스(스파이더맨+멀티버스)’라서 가능한 ‘아름다운 연출’이 아니었나 싶어요. 저를 설레게 하고 꿈꾸게 했던 영화의 서사 한 부분을 함께하게 돼 굉장히 영광입니다”

김다운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이번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2018)’의 후속작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참여한 소감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3D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레이아웃 아티스트는 스토리보드(그림콘티)를 바탕으로 감독의 연출 의도를 분석하고 화면 구성과 시퀀스별 촬영 계획 설립, 이에 따른 렌즈 선택, 캐릭터 동선 구성, 카메라 무빙 등을 연구한다.

김 아티스트는 NSP통신과 서면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작업에 참여하게 됐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5년 기다린 보람이 있네’ 딱 이것”이라며 “전작이 주인공 마일스가 스파이더맨으로서의 자아를 받아들이고 성장해 나가는 여정을 그렸다면 이번 영화는 마스크 아래에 있는 마일스의 인간적인 면모를 입체적으로 다룬 것 같다”고 말했다.

NSP통신-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포스터. (이미지 = 소니 이미지웍스)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포스터. (이미지 = 소니 이미지웍스)

이번 후속작에서 마일스는 ‘스파이더맨으로서, 마일스로서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과감하게 선택하는 과정을 겪는다. 이 안에는 세계를 구하기 위한 거대한 목표와 함께 부모님께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 친구와 잡은 손을 놓지 않는 것, 때로는 소신을 지키기 위해 강한 자에게 당당히 맞서는 것 등을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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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아티스트는 “전작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에서 마일스의 대사 중 ‘누구나 (스파이더맨) 마스크를 쓸 수 있다’라는 대사가 전엔 ‘내가 할 수 있다면 너도 할 수 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로 들렸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조금 다르게 와닿았다”며 “히어로이기 전에 그들도 결국 우리와 같은 인간들이고 이들이 느끼는 감정과 겪는 갈등들이 우리의 것과 다르게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캐릭터들에 더 공감이 가고 영화에 더 깊게 몰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김 아티스트가 맡은 시퀀스는 액션보다 캐릭터의 감정선이 중요한 시퀀스라 캐릭터 주변의 색상, 구도 등 모든 것에 인물의 심리가 담기도록 연출했다.

그는 “작품 중 여주인공 그웬이 자신의 실수로 패닉 상태에 빠진 장면에서는 그웬이 좁은 아파트를 왔다 갔다 할 때 카메라도 그웬과 함께 움직이며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담아냈고 그 곁에서 천장에 매달려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마일스의 시선이 담긴 장면들들 중간중간 배치해 관객들이 계속 마일스와 함께 하도록 연출했다”며 “스파이더맨은 캐릭터 특성상 벽이든 천장이든 어디든 붙어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카메라를 배치해보고 역동적으로 화면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재밌다”고 말했다.

김 아티스트가 가장 연출에 공들인 장면은 그웬이 악당 미스터 스팟을 쫓기 위해 마일스의 세계를 떠나기 전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기존 ‘스파이더맨 1’ 영화에서 스파이더맨 피터가 거꾸로 매달려 엠제이와 이루는 빗속 키스씬을 묘사했다.

김 아티스트는 “그웬이 떠나기 전 브루클린 야경을 바라보면서 마일스에 대한 생각에 잠기고 그런 그웬을 향해 마일스는 점점 가까이 다가가면서 둘의 얼굴이 닿을락말락한 장면이 있다”며 “많은 감정이 담긴 장면이라 특별히 신경을 많이 썼다. 마일스는 지금 이 상황이 대체 뭔지 혼란스럽고 또 말없이 떠나가려는 친구가 서운하고 그웬 역시 마일스를 다시는 보지 못할 생각에 슬퍼한다. 한 마디로 애틋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싶어서 의도적으로 캐릭터들의 옆모습이 담기도록 카메라를 배치해 카메라의 움직임도 최소화했다”며 “그웬과 마일스 뒤에 있는 벽에 구멍을 추가로 배치해 관객들의 시선이 캐릭터들의 얼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화면구성을 하며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감정에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고 말했다.

감정선도 섬세하게 묘사됐지만 비주얼 자체도 상당히 화려하다. 이번 작품은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 내내 눈이 심심할 틈을 주지 않는다. 캐릭터의 등장부터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 아티스트는 “이번 영화의 관람 포인트는 새로운 캐릭터, 비주얼이다”라며 “전작에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들이 많이 나오는데 한 명 한 명 굉장히 자연스럽고 재치있게 표현됐다. 다들 매력과 개성이 넘치며 각각의 캐릭터들이 어떻게 영화에 소개되는지 첫 등장씬들을 눈여겨 보시는 것도 좋은 관람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는 역시 비주얼”이라며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연출들이 많다”고 말했다.

김 아티스트가 가장 좋아하는 시퀀스는 그웬과 마일스의 데이트 장면이다.

그는 “극중 마일스와 그웬이 오랜만에 만나 데이트 비슷한 시간을 보내는데 노을이 예쁘게 보이는 건물에 올라가 중력을 거슬러 거꾸로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며 “뒤집힌 노을과 빌딩들을 배경삼아 앉아있는 그 둘을 보면서 ‘스파이더맨만이 할 수 있는 데이트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로맨틱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영화에서는 새로운 방법으로 차원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차원들과 도시들이 새롭게 등장한다”며 “이번영화에서는 각각의 유니버스들이 전작과는 달리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됐는지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NSP통신-김다운 레이아웃 아티스트가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관련 행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본인 제공)
김다운 레이아웃 아티스트가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관련 행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본인 제공)

직접 제작한 단편영화 ‘Don’t Croak’을 통해 영화제 수상을 시작으로 레이아웃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된 김 아티스트는 이후 ‘정글 크루즈’, ‘블랙위도우’, ‘수어사이드스쿼드’, ‘완다비젼’ 등 작업에 참여해왔다.

그는 “대학생 시절 개봉했던 ‘스파이더맨 : 뉴 유니버스’를 보며 ‘나도 이런 멋진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막연히 꿈을 꿨는데 이번 작품 참여를 통해 꿈이 실현됐다”며 “‘나도 이제는 이런 멋진 작품에 참여하게 될 만큼 성장했구나, 그동안 열심히 잘 달려왔구나’라는 뿌듯함도 준 의미있는 작품이 바로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꿈과 목표에 대해 “오래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며 “그동안 뛰어난 동료들과 함께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실력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다. 좋은 영화를 만들겠다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서로 도와가며 일을 하니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얻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며 앞으로도 이같은 환경에서 좋아하는 일을 하려면 저 또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 그러한 존재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아티스트는 현재 LA에 위치한 소니 이미지웍스에서 레이아웃 아티스트로 근무하고 있으며 올 초에 개봉한 ‘앤트맨 3’에 참여했고 ‘스파이더맨 :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에 이어 현재는 올해 말/내년 초 넷플릭스에서 개봉 예정인 애니메이션 작품에 참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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