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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구조 재편

②한화·효성, 승계 기반 계열분리 본격화

NSP통신, 최정화 기자, 2024-07-19 08:02 KR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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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형제 지배력↑…㈜한화-한화에너지 합병·공개매수
형제 독립경영 체제…지분구조 정리 상당 시간 소요

NSP통신-(왼쪽부터)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각사)
(왼쪽부터)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각사)

(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SK·포스코·두산그룹이 캐시카우와 미래 성장동력 간 결합을 통해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면 한화와 효성그룹은 승계를 기반으로 한 사업구조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화와 효성은 지배구조에 입각한 계열사 분할합병으로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한화에너지와 ㈜한화 간 합병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질적 지배회사와 최상위 지주사의 결합을 통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는 관측에서다.

그러나 일각의 추측과 달리 한화그룹은 합병보다는 한화 지분 공개매수 쪽으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다. 한화에너지가 지난 5일 한화 보통주 지분 8%(총 매수금액 1800억원) 공개매수를 공시했기 때문이다. 최근 입장문을 통해서도 “합병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합병설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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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지분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24일까지며 주당 3만원에 매수할 예정이다. 공개매수가 마무리되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 지분율은 17.71%로 확대된다. 한화 지분 소유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22.65%, 한화에너지 17.71%, 김동관(장남) 한화그룹 부회장 4.91%, 김동원(차남) 한화생명 사장 2.14%, 김동선(삼남)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2.14% 등으로 바뀐다.

이중 한화에너지 지분을 김 회장의 아들 삼형제가 100%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오너일가의 한화 지분은 49.55%로 늘어나게 된다. 한화에너지 지분은 김 부회장과 김 사장, 김 부사장이 각각 50%, 25%, 25%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화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추가적인 그룹 지배구조의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재계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한화 지분 공개매수가 일반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지적한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김 부회장 등 한화그룹 일가가 양사(㈜한화와 한화에너지) 지배주주로서 정보와 권한을 독점한 이해상충 당사자이기 때문에 자기거래가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당 3만원의 공개매수는 PBR 0.28배로 극히 낮은 밸류에이션에 지배주주가 일반주주 주식을 매입 편취하는 것으로 공정하지 않고 책임 경영 모토에도 맞지 않다고 짚었다. 또 전체 상장 주식에 대한 의무공개매수가 아닌 작은 소량인 8%만 매수해 일반주주는 구조적 갈라치기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거버넌스 관점에서 일반주주 이익 침해 가능성 등 공정성의 문제가 있으며 주주 보호차원에서 상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특별위원회는 독립적 외부평가기관이 산정한 (훨씬 더 높은) 공정 가격에 매수 또는 공정가격에 전량을 매입하도록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럼 논평에 대해 한화 측은 이날 즉시 입장문을 내고 한화에너지의 ㈜한화 보통주 공개매수는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일반주주 이익 침해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공개매수는 한화에너지 이사회의 독자적인 의사결정으로 결정된 거래며 ㈜한화 이사들은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 결정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것이다.

또 이사의 자기거래 규제는 이사 또는 이사가 지배하는 회사가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에 적용되며 이번 공개매수와 같이 장내에서 불특정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공개매수 절차 진행 결과 매수예정수량(600만주)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주주들이 응모한 범위 내에서 (주)한화 보통주를 취득하고 대주주로서의 책임경영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너지는 에너지 분야 자회사인 한화컨버전스도 흡수 합병한다. 한화컨버전스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한화에너지는 오는 10월 1일 존속법인으로 남고 한화컨버전스는 소멸된다. 한화컨버전스는 에너지 개발과 생산, 소송, 분배, 운영관리, 판매 등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화그룹 승계 작업은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공개매수와 한화컨버전스 합병으로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보고서를 통해 한화에너지가 한화컨버전스의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연결 관점에서 이번 합병으로 인한 사업적, 재무적 변화는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한신평은 지난 8일 수시평가를 통해 한화컨버전스 원화 및 외화(Issuer Rating)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워치리스트 상향검토에 등록했다. 이는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한화에너지와의 합병으로 신용등급 상향요인이 발생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컨버전스의 Issuer Rating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한화컨버전스가 한화에너지에 피흡수합병되는 시점에 소멸(등급철회, WR)된다. 또 합병시점에 기 발행된 기업어음이 존재할 경우 한화에너지로 이관될 예정이다.

NSP통신-(왼쪽부터)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사진=각사)
(왼쪽부터)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사진=각사)

◆ 형제 경영 본격…지분구조 정리 아직 “계열 분리 상당 시간”

효성그룹도 지난 1일 2개 지주회사(㈜효성과 HS효성)로 인적분할하며 형제 독립경영 체제를 본격화했다.

고(故) 조석래 전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기존 지주인 ㈜효성을, 삼남인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신설지주인 HS효성을 이끈다.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그룹의 기존 주력 사업을 담당하고, 조 부회장은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신소재 사업과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X) 사업 등을 맡는다.

조 부회장이 이끄는 HS효성그룹은 지난 1일 공식 출범하고 조 부회장과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을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경영진도 새로 꾸렸다.

HS효성은 HS효성첨단소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HS효성홀딩스USA, HS효성더클래스, HS효성토요타, HS효성비나물류법인, 광주일보 등을 주요 계열사로 첫 발을 내디뎠다. 신설지주의 매출 규모는 7조원대, 글로벌 거점 숫자는 90여곳이며 임직원은 만여명이다.

다만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지분 정리가 남아 있어 효성그룹이 완전하게 계열 분리하는 데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효성그룹) 계열 분리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복잡하게 얽힌 지분이 많아 생각보다 프로세스가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현재 조 회장은 HS효성 지분 33.03%, 조 부회장은 ㈜효성 지분 22.05%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친족간 계열분리 시 상장사 기준 친족 지분은 3% 미만으로 구성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독립경영 체제 전환으로 경영권 분쟁 리스크는 해소된 분위기지만 사업 영역과 지분구조 정리 등 계열 분리까진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실질적인 계열분리 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양사는 지배구조 문제를 매듭 짓는 한편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M&A 기회를 모색할 가능성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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