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파격적인 주주환원책과 호실적, 적극적인 해외 IR 활동으로 KB금융의 주가가 10만원대를 넘겼다. 올해 초 4만8900원의 최저가에서 지난 25일 10만 3900원의 최고가로 약 112% 뛰었다. 이에 따라 연말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5일 10만 3900원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뒤 이날 9만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기아 다음인 9위에 올랐다. 11위에 위치한 신한지주와 시가총액은 9조원 이상 벌어졌다.
이처럼 주가가 크게 뛴 이유는 지난 24일 3분기 실적과 함께 밸류업 방안을 발표한 결과다. 실적과 밸류업 방안이 모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양종희 회장은 “KB는 주주가 투자해준 자본을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해 지속적으로 높은 이익을 시현해야 한다”며 “동시에 국가 경제의 한 축을 책임지는 금융사로서 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계산하는 위험가중자산수익률(RORWA) 중심의 수익성 강화 계획과 함께 핵심성과지표(KPI)도 밸류업에 맞게 설계할 계획도 언급했다.
KB금융은 내년부터 CET1비율(보통주자본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2024년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은 2025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2025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6.1% 이하 등의 구체적인 목표도 밝혔다.
이같은 방향이 명확해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졌다. 지난 25일 KB금융의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약 628억원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연초 대비 6.24%p 높은 78.26% 수준까지 올랐다.
양 회장은 지난해말 취임 직후부터 외국인 및 기관과 적극 소통하며 밸류업에 적극적이었다. 올해 2월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 통합 상업은행 출범행사에 직접 참석해 대외 브랜드 홍보에 힘을 실어줬다. 이후 5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함께 서울시·부산시·금융권 공동 투자설명회(IR) 행사에 참석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홍보하기도 했다. 당시 KB금융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과 포괄적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밸류업방안과 3분기 실적 발표 당일에도 미국 워싱턴에서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올 3분기 견조한 실적도 주가를 끌어올렸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4조 3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1조 61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호평이 이어졌다. 공시 이후 증권사 리서치센터 14곳 중 11곳이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소각대상 자사주 1000억원 매입을 추가로 발표해 2024년 주주환원이 2조원에 달하게 됐는데 연말 CET1 추정에 근거하면 2025년에는 2조 5000억원대의 환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연말 누적된 초과자본을 환원에 모두 사용해도 연간 이익으로 재차 잉여금이 증가하며 자본비율은 유사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해당 정책은 비교적 영속성을 갖춘 구조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4년 지배주주순이익이 전년 대비 +8.9% 증가한 5조원의 역사적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특히 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긍정적이고 추가 1000억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발표로 2024년 총주주환원율 40%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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