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철강업계가 공급과잉, 전방산업 부진, 무역장벽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한 가운데 포스코 솔루션연구소는 차별화된 이용기술을 통해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솔루션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솔루션연구소는 성형·접합·성능·강구조 등 고객사가 철강을 사용할 때 필요한 기술부터 UAM (도심항공모빌리티)·하이퍼루프 등 미래산업에 적용 가능한 기술까지 폭넓게 연구한다. 포항과 광양의 제품연구소가 신규 강종을 개발하면 솔루션연구소는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부품에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을 종합적으로 개발해 맞춤형 솔루션 형태로 고객사에 제공한다.

이 연구소는 2014년 송도이용기술연구센터, 마케팅 부서, 접합연구 부서를 통합해 ‘솔루션센터’로 출범했다. 같은 해 포스코는 RIST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산하 강구조연구소를 편입했고 2025년 ‘솔루션연구소’로 명칭을 변경했다.
연구소가 위치한 송도 글로벌 R&D 센터는 첨단소재 분석설비를 갖춘 연구동과 실물 부품의 제조공정 및 성능을 실제 사용 조건에서 평가할 수 있는 실험동으로 구성돼 있다. 강재성형실험동에는 새로운 가공법 개발을 위한 다양한 판재성형·가공 설비와 자동차 충돌 시 차체 변형을 부품 단위에서 평가할 수 있는 고속충돌시험기, 실물 피로·내구성 시험장비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고속충돌시험기는 최대 3만줄 (J)의 힘으로 자동차 부품을 충돌시키며, 시험 부품이 충돌에너지를 얼마나 흡수하는지를 정밀 측정해 포스코 강재로 더 안전한 자동차부품을 개발하는데 활용된다. 이 밖에도 자동차 테어다운(Teardown) 설계분석실험장, 3차원형상스캐너, 자동화 로봇으로 각종 용접 및 접합 성능을 시험하는 다양한 설비 등이 강재이용기술 연구에 투입된다. 이외에도 강구조실험동은 정적구조강성시험, 구조피로·케이블피로 시험설비와 내진시험이 가능한 대형 구조시험장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건축용 보·기둥뿐 아니라 송유관용 강재 등 대형구조물실험을 수행하며 바다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활용해 해수환경에서의 내식성평가도 진행한다.
솔루션연구소는 자동차 경량화 소재, 가전부품 최적화, 에너지분야 고성능 강재, 빌딩/인프라 강건재 등을 연구한다. 포스코의 고강도 자동차강판 '기가스틸'을 적용한 고성능·경량차체와 전기차 (EV) 배터리팩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전기차의 엔진 역할을 하는 구동모터코어, 가전제품 컴프레션 모터 등에 사용되는 '전기강판 셀프본딩 제품'도 포스코 제품연구소와 솔루션연구소의 협업으로 개발됐다.
셀프본딩 전기강판은 용접이 아닌 특수 접착코팅재를 이용해 전기강판을 적층하는 기술이다. 용접을 거치면 전기강판의 전자기적 특성이 저하되는데 셀프본딩 기술을 이용하면 전자기적 특성을 저하시키지 않으면서도 강하게 강판을 접합할 수 있다. 셀프본딩 전기강판을 구동모터코어에 적용하면 용접 방식 대비 철손을 10% 이상 줄일 수 있고 소음도 5 dB 이상 개선할 수 있다.
포스코 솔루션연구소 관계자는"포스코 강재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 강재 이용에 어떤 애로 사항이 있는지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것이 솔루션연구소의 역할"이라며"셀프본딩 기술 외에도 포스코 강재로 모터를 만들 때 필요한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최종 제품인 모터 성능을 높이기 위해 강재의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할지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솔루션연구소는 고객사 생산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 혁신 철강응용솔루션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부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 가공 형상을 실시간 측정·교정하는 지능형 자율제조 제어성형 공법, 철강재 가공공정에 따른 물성 및 성능 변화를 가상 시뮬레이션으로 정밀하게 예측하는 고정밀 버추얼 엔지니어링 기술 등이 대표 성과이다. 포스코의 철강재를 구매해서 고객사가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을 저감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래 산업 분야에 철강 소재를 적용하는 방안도 솔루션연구소에서 연구한다. 일례로 솔루션연구소는 2022년부터 UAM (도심항공모빌리티) 인프라에 철강재를 적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래 교통 수단인 UAM은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분야로 항공, 건설, 통신 분야 등 연관 산업체가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포스코는 철강사로서 UAM 인프라에 철강재를 적용하기 위해 연관 산업체와 공동연구를 추진 중이다. 2023년 포스코는 한국공항공사, 한화 건설부문과 미래 UAM 건설시장 대응을 위한 전략적 기술개발 공동연구협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에는 알루미늄 헬리패드를 대체할 수 있는 스틸 버티포트 패드를 개발했다. 또한 고양특례시, 대한항공, LIG넥스원, 한국항공대와도 UAM 신기술 연구 개발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 업무 협약을 맺었으며 UAM 버티포트 건설에 필요한 철강 소재 및 강구조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선제적인 연구 개발로 포스코는 지난해 준공된 네덜란드 하르트사 (Hardt) 하이퍼루프 시험 노선에 자사 강재를 적용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포스코는 2020년부터 하르트사가 주관하는 네덜란드 국책과제인 HDP (Hyperloop Development Program)에 타타스틸 네덜란드와 함께 하이퍼루프 전용 강재 및 구조 솔루션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포스코는 제품연구소, 솔루션연구소 및 마케팅본부가 협업해 하이퍼루프 시험 노선 설계부터 제작까지의 과정 전반에 참여해 Phase A 시험노선 구간에 기존 하르트사 설계 대비 27% 경량화된 튜브 구조 솔루션을 제공했고 이런 구조설계가 적용된 PosLoop355 (포스루프) 강재 352톤을 공급했다. PosLoop355 강재는 세계 최초의 하이퍼루프 튜브용 특화 강재로써 고속주행시 발생되는 진동감쇠 효과가 일반강의 1.7배에 달한다. 포스코는 진공 튜브용 특화 강재 제조 방법 및 다양한 하이퍼루프용 튜브 구조 솔루션 관련 특허 9건을 출원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하이퍼루프 상용화를 위해 하르트사와 협력해 특화 강재 개발과 경량화 및 제작성 등을 향상시킨 튜브 구조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솔루션연구소는 강재 자체의 물성뿐만 아니라 고객 맞춤형 이용기술 솔루션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철강 산업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며 “미래 산업과 친환경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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