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OT리포트
박종문 사장 체제 삼성증권…사업강화 ‘강점’·발행어음 인가 ‘위협’
(서울=NSP통신) 임성수 기자 = 박종문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 2024년 3월 취임 이후 대내외 변수 속에서 ‘리스크 헷지’ 역할을 맡아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삼성증권이 안고 있는 내부통제 리스크는 미래 먹거리로 반드시 받아야할 발행어음에 대한 금융위 최종 심의 통과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번 인가 지연으로 자기자본 8조원 가량의 삼성증권과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의 격차가 축소될 전망이다.
박 사장은 삼성증권의 발행어음 인가 재도전, 사업 포트폴리오 불균형 등 구조적 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3월 등용된 35년 경력의 ‘정통 삼성맨’이다. 그는 취임 후 리테일·자산관리(WM) 중심의 기존 강점을 유지하며 기업금융(IB) 부문의 약세를 개선해 사업 포트폴리오 균형을 구축했다.
하지만 지난 2018년에 이어 박 사장 체제에서도 내부통제 이슈가 금융감독원 거점점포 심사중 다시 한번 드러나며 경영 리스크가 가시화됐다. 이에 더해 삼성증권은 올해 마지막 증권선물위원회 발행어음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못해 인가 재도전을 내년으로 미루게 됐다.
이번 발행어음 인가 시점과 이후 운용 역량이 박 사장 체제의 마지막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Strengths’(강점)=’브로커리지·WM’은 상승세 견고, IB는 ‘회복’ 후 상승세

박 사장은 취임 첫해인 2024년 삼성증권의 전사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대폭 증가했고 자기자본 확대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를 넘어섰다. 손실을 보이던 기업금융(IB)도 흑자로 전환하며 구조 개선에 성과를 냈다.
그의 성과가 가장 잘 드러나는 지점은 ROE다. 삼성증권은 2024년 ROE 12.27%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4.0%포인트 오르며 완연한 수익구조 개선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 2058억원으로으로 임기 전보다 4647억원 증가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재진입했다. 자기자본도 임기 전년 6조 6227억원에서 올해 3분기 7조 8355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자기자본 8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업별 수익도 고르게 개선됐다.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기준 위탁매매는 임기 전년 5379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조 119억원으로 88%포인트 성장했다. IB는 동기간 112억원 순손실에서 4059억원 순이익으로 반전했다.
박종문 사장 취임 후 삼성증권은 이같은 실적 개선을 통해 회사 전반의 수익구조를 균형 있게 재정비하며 전사적 성장세를 공고히 했다.
◆‘Weakness’(약점)=영업점 내부통제 제재 심사…S&T·자기매매 ‘부진’

박 사장 체제 삼성증권은 안정적 운용 기조를 통해 수익구조 회복세를 이뤘으나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 취약점과 트레이딩 부문 부진 역시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전통적 강점이던 자산관리(WM) 부문에서 다시 한번 내부통제 위반 사례가 적발되며 관련 제재 심사가 장기간 이어졌다. 여기에 금리 변동성 확대와 대내외 변수로 트레이딩 손실도 발생했다.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증권사 거점점포 검사를 시작해 삼성증권에서 첫 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VIP 영업점 내부통제 이슈가 확인되며 약 8개월간 제재 심사가 이어졌다. 이로써 삼성증권은 박 사장 체제에서도 또다시 내부통제 리스크가 핵심 경영 리스크로 떠올랐다.
삼성증권의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은 임기 전년 1286억원에서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552억원으로 감소하며 50% 이상 역성장을 기록했다. 자기매매 부문도 임기 전년 542억원 순익에서 올해 86억원 순손실로 전환되며 부진이 두드러졌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11월 삼성증권 관련 리포트를 발행하며 “유가증권 관련 이익 부재로 트레이딩 및 상품손익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고 말했다.
고연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도 동기간 동사 관련 리포트를 통해 “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 평가손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Opportunities’(기회)=신용등급 안정·IB 체질 개선…모험자본 공급 기반 확대
박 사장은 꾸준한 자기자본 확충과 IB 경쟁력 강화 전략을 통해 모험자본 공급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증권은 금융위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해 현재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가 획득 후 2년간 운용한 뒤 삼성증권은 종합투자계좌(IMA) 사업 도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발행어음 인가가 이뤄질 경우 삼성증권은 현재 자기자본의 약 두배에 달하는 15조 7000억원 규모의 신용자금 조달 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IB 사업 확대에 직접적인 자본 여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가 내놓은 기업신용평가리포트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2년간 기업신용등급에서 AA+로 부여받아 유지하고 있다. 또 삼성생명 등 계열사가 유사시 삼성증권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존재해 추가 재무 안정 효과가 있다고 봤다.
◆‘Threats’(위협)=발행어음 인가 지연으로 성장 속도 ‘하락’
금융위는 제22차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발행어음 인가 심의 대상으로 하나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을 선정했다. 박 사장은 이번 결정으로 인가 일정이 내년으로 밀리며 경쟁사 대비 성장 속도에 대한 압박을 더 크게 떠안게 됐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8조원에 가까운 삼성증권과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 간 수익성 격차도 좁혀질 전망이다.
삼성증권이 심의 대상에서 제외된 배경으로는 ‘약점’으로 지적돼 온 지난 4월 내부통제 이슈가 꼽힌다. 해당 제재는 현재까지도 심사가 이어지며 당국과 회사 간 소명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당국 내에서 모험자본 활성화 기조와 소비자 보호 기조가 충돌하는 가운데 금융위가 보수적 결론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사장은 이미 자기자본 4조원 요건을 충족한 데 이어 8조원대 진입을 앞둔 상황이지만 회사의 재무 여력과 제도적 심사 속도 간 괴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인가 지연은 박 사장이 추진해 온 체질 개선 과정의 중간 고비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삼성증권은 발행어음 인가를 확보한 키움증권과 심의 대상인 신한·하나증권과의 격차가 좁혀지는 결과를 맞게 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올해 발행어음 인가가 미뤄졌고 IMA 인가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발행어음을 최소 2년간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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