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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취임 100일…반도체 조직 재정비 결실 볼까

NSP통신, 최정화 기자, 2024-08-28 15:40 KRX8
#삼성전자 #전영현 #반도체 #HBM #D램

DS 취임 후 실적 호황기…SDI 취임 시 흑전
7월 조직 재정비…HBM팀 신설·CORE 제시

NSP통신-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서울=NSP통신) 최정화 기자 = 지난 5월 삼성 반도체 새 수장에 오른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이 28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메모리 반도체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그룹 내에서 ‘기숱통’으로 꼽히는 전 부회장이 삼성 반도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등판한 만큼 그의 100일 성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21일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DS부문장을 경계현 사장에서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했다.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D램 개발 연구원 출신으로 삼성전자 D램개발실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거쳐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과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 부회장을 역임하는 등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다. 더구나 1960년생인 전 부회장은 60세 퇴진론이 공공연한 삼성 내부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아 그룹 핵심 사업인 반도체 수장으로 입성한 올드보이로 평가된다.

전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복귀한 시기와 맞물려 반도체 업황은 슈퍼호황기에 접어든 상황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를 내며 설립 후 최대 적자를 기록한 DS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9100억원를 달성하며 흑자전환하며 올 2분기 영업이익은 10조4400억원으로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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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부회장의 ‘흑전(흑자전환) 매직’은 삼성SDI 사장 취임 당시와도 일맥상통한다. 전 부회장이 삼성SDI 취임 당시 6개 분기 연속 적자였던 삼성SDI는 그가 취임한 첫해 흑자로 돌아섰다.

NSP통신-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36GB HBM3E 12H D램 (사진=삼성전자)

◆ HBM 개발팀 신설…신조직문화 ‘CORE’ 제시

기본에 충실하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전 부회장은 취임 후 한 달이 지난 직후인 지난 7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섰다.

전 부회장은 우선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팀을 신설했다. HBM3(4세대)와 HBM3E(5세대), HBM4(6세대) 등 차세대 HBM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HBM 개발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DS부문이 올해 3분기 고부가가치 5세대 HBM3E 8단 제품을 본격 양산하고 하반기 HBM3E 12단 제품 공급하겠다는 목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DS부문장 직속에 있던 첨단 패키징(AVP) 개발실을 해체하고 남은 AVP 개발 인력은 테스트앤시스템패키지(TSP) 총괄 산하로 배치했다. 이에 따라 최경세 AVP 개발실장 부사장을 비롯한 해당 인력들이 이규열 TSP 총괄 부사장 산하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AVP 개발실은 2022년 경 사장이 DS부문장 재임 당시 만든 조직이다.

전 부회장은 반도체 신조직문화로 코어 워크(CORE Work)를 제시하며 관료적인 조직문화 쇄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코어 워크는 ▲문제해결 및 조직 간 시너지를 위해 효과적으로 소통하며(Communicate) ▲직급·직책에 무관한 치열한 토론으로 결론을 도출하고(Openly Discuss) ▲문제를 솔직하게 드러내(Reveal) ▲데이터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철저하게 실행하자(Execute)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전 부회장은 지난 1일 사내게시판을 통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임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면서도 DS부문의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해야 하는 절박한 과제에 직면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쟁력이 약화 원인으로 ▲부서·리더·구성원간 소통의 벽 ▲현재 모면하기 위한 문제 회피 ▲희망치와 의지만 반영된 비현실적 계획 보고 등을 지적하며 “직급과 직책에 관계없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인정하고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투명하게 드러내 소통하는 반도체 고유의 치열한 토론문화를 재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 부회장이 취임 이후 임직원에게 메시지를 전한 건 처음이다.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 상향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현재 반도체 시황 회복으로 이익률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목표 영업이익 11조5000억원 달성 시 OPI 지급율이 예상치인 3%보다 상당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를 DS부문에 다시 없을 기회로 만들자”며 “저부터 솔선수범해 조속히 경쟁력을 회복하고 더 나은 경영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경영진 모두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외부활동을 줄이고 기술력을 강조한 실무 중심의 조직 재정비에 힘쓰고 있는 전 부회장의 리더십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우려는 아직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약화와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노사 갈등 등 조직갈등도 봉합되지 않는 상황이다. 현재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중인 HBM3E 통과가 마무리돼 미래 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고 차세대 D램 경쟁력도 입증해야 하며 파운드리 사업에서도 TSMC와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소속 반도체 직원들의 부분파업이 지속되면서 장기 진행 시 생산차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달 1일 노조와 직접 만나 만나 대화를 시도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 부회장이 취임한지 아직 3개월 남짓인 상황이라 성과를 평가하기엔 아직 시기상조”라며 “성과는 시간을 두고 좀 더 지켜봐야 하며 지금은 리더십 위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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