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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집값·내수부진…‘8월 금통위’ 앞둔 한은의 고심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4-08-20 14:41 KRX8
#금통위 #기준금리 #한국은행 #한은 #가계부채

13차례 연속 ‘동결’ 택할까
수도권 중심 집값 들썩…가계대출 급증
금통위원들 부동산 경계…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할 수도

NSP통신- (사진 = 강수인 기자)
(사진 = 강수인 기자)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한국은행의 8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이틀 앞둔 가운데 내수부진과 가계대출, 부동산가격 등이 한은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든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지만 섣불리 금리를 내렸다간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흉으로 지목될 수 있어 난감한 상황이다.

◆수도권 집값 상승세…한은, 8월 금통위 금리 동결할까

한은은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기준금리를 3.50%로 묶기 시작한 후 올해 7월까지 1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8월 금통위에도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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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20일 발표한 ‘2024년 9월 채권시장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보유 및 운용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응답을 받은 결과 설문응답자 90%는 8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금투협은 “9월 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국내 내수 부진 우려가 더해져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예상이 전월 대비 증가했으나 가계부채 및 부동산 리스크 우려 등으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금융통화위원들을 고민하게 만든 것은 최근 들어 급등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수도권 주택종합 매매가격 상승폭은 0.19%에서 0.40%로 확대됐고 서울은 0.38%에서 0.70%로 급증했다. 서울은 지역내·지역간 상급지 이동 수요 증가로 다수 단지의 신고가가 갱신됐고 대규모 재건축 추진 단지에는 외지인 투자수요가 집중됐다.

이에 따라 지난 7월에도 금통위원들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7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위원은 “통화정책 피벗 시점을 고려할 때 가장 우려되는 부문은 환율과 주택가격”이라며 “최근 수도권 부동산가격이 상승하는 반면 비수도권 부동산시장은 안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대기 수요가 높은 특정 지역에 집중해 부동산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SP통신- (그래프 = 한국은행)
(그래프 = 한국은행)

◆소상공인·가계대출 급증…김병환 “가계부채 선제적 관리해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오는 9월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도입을 앞두고 가계부채가 급증한 것도 한은을 머뭇거리게 만든다. 금리를 인하하면 대출잔액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리를 동결하면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돼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한은이 20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 2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 2000억원으로 전분기말 대비 13조 8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은 1780조원, 판매신용은 116조 2000억원이다.

특히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이 1092조 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주택매매거래 증가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은 지난 1분기 12조 4000억원에서 16조원으로 확대됐다.

소상공인 대출잔액 역시 급증했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은행장들을 소집해 “올해 상반기 소상공인 대출잔액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말에 비해 약 380조원 늘어났다”며 “정부가 금융권과 협력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새출발기금 등의 조치를 취해 왔지만 소상공인 부채가 우리 경제 뿐만 아니라 은행의 건전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부진, 외려 부동산 자극할 수도”

이와 함께 정치권은 내수부진을 명목으로 금리 인하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5%로 낮췄다.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2% 감소한 가운데 민간소비는 0.2% 줄어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역시 각각 1.1%, 2.1% 감소했다.

이에 대해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미국처럼 금리 인하 시기를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며 “경기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역시 “8·8 부동산 공급대책으로 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금통위원들 역시 내수부진에 대한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한 금통위원은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갔지만 내수가 예상보다 부진해 부문간 차별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민간소비는 조정되는 모습이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금통위원은 “현재와 같이 내수가 부진하고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출 증가로 유입된 자금이 설비투자, 민간소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부동산시장으로 흘러가면서 주택가격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에선 8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과 함께 금리 인하 소수의견 등장에 관심을 두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부터 꾸준히 인하 포워드가이던스를 제시한 위원이 있는 만큼 8월 금통위에서 인하 소수의견 1명이 나올 수 있으나 현재 상황을 생각하면 만장일치 동결 가능성이 조금 더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은의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며 “긴축의 명분으로 내세운 금융안정은 뚜렷한 진척이 부재하고 가계대출 증가세는 꺾일 줄 모르고 수도권 부동산 가격은 계속해서 나머지 지역과 격차를 확대 중이라 조만간 인하를 염두에 두고 있더라도 이번 회의만큼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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