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크게 확대되자 하나은행을 비롯한 일부 시중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단했다. 전날 금융당국도 은행에서 ELS 판매 전면 중단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시중은행에서 ELS상품이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29일 ELS 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홍콩 H지수 하락 및 금융시장의 잠재적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당행의 비예금상품위원회(위원장 소비자보호그룹장)에서 ELS 상품 판매 중단을 권고했다”며 “이에 당행은 현재 금융시장 현황 및 소비자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권고사안을 수용, 잠정 중단하게 됐다”고 중단 사유를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수장들은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ELS 판매 중단을 시사했다. 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은행에서 ELS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질의하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ELS뿐 아니라 금융투자상품은 모두 위험하다”며 “종합적으로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어떤 창구에서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보호의 실질에 맞는 것인지 이번 기회에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압박과 ELS 가입 고객들의 원성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려 은행을 압박하자 하나은행뿐 아니라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도 ELS 판매 잠정 중단을 고민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항생지수와 니케이지수가 들어간 상품은 이미 판매를 중단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부터 ELS 판매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은행 창구에서 판매되는 투자상품이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사태 이후 은행 창구에선 5대 글로벌 지수 연계 ELS 외 판매가 금지된 바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ELS의 손실 확대로 판매가 중단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며 “그렇지만 이슈가 이슈인지라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을 안 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지금 홍콩H지수가 워낙 많이 하락한 상황이고 언제 반등할지가 예상이 어려운 시기이다 보니 금융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판매 중단 조치를 취한 것”이라며 “이렇게 손실 확대로 상품 판매가 금지되는 현상이 발생하면 과거로 회기될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손실 확대를 이유로 상품 판매가 되는 것은 납득하긴 어렵지만 투자자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중단을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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