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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고 공화국 남양유업…마약과 경영권 분쟁에 이어 관세법 위반 까지

NSP통신, 박유니 기자, 2023-11-09 14:56 KRX2
#남양유업(003920) #황하나

(서울=NSP통신) 박유니 기자 = 요즘 남양유업을 보면 김수철이 부른 노래의 가사인 '아 여보게 정신차려 이 친구야'라는 구절이 절로 떠 오른다.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의 마약사건에 이어 경영권 분쟁으로 홍역을 앍던 와중에 관세법 위반이라는 또 다른 폭탄이 터졌다. 180억원 상당의 해외산 분유를 차명으로 수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무관세로 분유를 들여오면서 낙농가의 반발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업체 이름을 빌려 수입신고를 하는 '꼼수'를 남양유업이 저지른 것이다.

사건과 사고가 줄을 잇고 있다. 한 마디로 사고공화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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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죄질이 나쁘다는 것이다. 마약과 관세법 위반이라니 더욱 섬찟하다. 남양유업이 신생아와 어린이의 건강을 책임지는 우유와 분유를 생산 공급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인 황하나 씨가 최근 우리 사회를 근간을 흔들고 있는 이선균 씨 마약 사건에 연루됐다니 더 큰 분노를 느낀다. 황 씨는 배우 박모 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는 인물이다. 실제로 2019년 3월 버닝썬 게이트가 터지면서 클럽 버닝썬에 관련된 인물들이 모두 수사대상으로 오르게 됐다. 평소 버닝썬 클럽에 자주 들렸던 황씨도 버닝썬을 통해 마약을 구했으며 연인관계였던 연예인 박모 씨와 메스암페타민을 복용한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남양유업의 경영권 분쟁 문제도 뜨거운 이슈다. 지난 2021년부터 이어진 홍원식 회장과 한앤컴퍼니(한앤코)의 주식매각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임박한 것. 대법원 민사2부는 지난 8월 17일 이번 소송과 관련, '쟁점에 관한 재판부 논의중'이라고 공지했다. 이는 사건의 심리가 주심 대법관 검토를 거쳐 재판부 검토 단계로 이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경영권이 걸린 소송인 만큼 재판이 길어질수록 기업과 주주들에게 가는 피해가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법원도 긴 시간을 지체하진 않을 것이라고 본다. 대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줄 경우 홍 회장은 거래종결 의무에 따라 보유 주식 전부를 한앤코에 넘겨야 한다. 이는 곧 국내 유업계를 이끌어 온 한 기업의 주인이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는 엄청난 일이다.

문제는 또 있다. 최근에 관세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 남양유업이 2018년부터 작년까지 180억원 상당의 네덜란드산 유기농 산양전지분유 235t을 수입하면서 세관장에 자유무역협정(FTA) 수입권을 가진 업체 명의로 허위 신고한 혐의다. 관세를 물지 않으려고 수입권 보유업체 3곳과 공모해 납세의무자를 허위로 신고한 것이다. 남양유업은 수입권 보유업체들에 선하증권을 허위로 양도하고 이들 업체 이름으로 수입권 추천서를 발급받았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 병원과 산후조리원 등을 대상으로 자사 분유를 써달라며 저리 대출과 같은 리베이트를 제공해 받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낸 소송에서도 패소한 바 있다고 한다.

잘 알다시피 남양유업은 한국을 대표하는 유가공업체다. 우량아 선발대회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업이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한 기업이 FTA 수입권을 얻기 위해 직접 입찰에 나설 경우 '원유 감산정책 시기에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다'는 국내 축산농가의 반발을 우려해 이 같은 꼼수를 썻다니 참으로 창피스러운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심기일전해 이전의 명성을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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