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일본이 우리나라 여성들을 무참히 밝고 유린하며 성노예로 삼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하나둘 하늘에 별이 되며 떠나고 있다.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길 바라는 무리들도 있지만 역사를 후세에 바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수억년이 지나도 남아있는 화석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수원시(시장 이재준)에서는 몇 년전까지 생존했던 안점순 할머니의 넋을 기린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을 활성하기 위해 ‘해설이 있는 기억의 방’으로 체험교육이 지속해서 이뤄지도록 힘이 실리고 있다.
4일 경기 수원시 가족여성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일제 잔재·친일 세력 청산,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 활성화를 위한 학술토론회’에서 발제를 한 김향미 수원평화나비 공동대표는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은 안점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가 아닌 인권운동가로 기억되고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올바른 역사를 알리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 및 진행 과정에 대한 성과와 향후 활용계획’을 주제로 발표하며 기억의 방 활성화 방안으로 ▲인권 강사단이 끊임없이 교육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해설이 있는 기억의 방’으로 활용 ▲일본군 성노예 피해와 관련된 박물관, 단체들과 평화기행 코스 조성 ▲민관(수원특례시, 가족여성회관, 수원평화나비) 협업으로 기억 방 활성화를 위한 정기 모임 개최 ▲기억의 방과 연계한 이벤트 등을 제안했다.
풍물굿패 삶터가 주최하고 수원시·수원평화나비·경기도·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한 토론회는 주제 발표와 토론, 질의응답으로 진행됐다.
‘여성운동으로서의 기억의 방’을 주제로 토론한 김미영 수원여성회 공동대표는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이 여성의 인권과 권리 증진에 관한 시민사회 교육 공간으로 자리 잡아 우리 사회에 성평등과 평화가 실현되는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은 ‘수원지역 일제 잔재 및 친일 세력 청산’을 주제로 한 토론에서 “일본군에 의한 강제 연행이 없었고 따라서 일본군 위안부는 없다는 궤변은 책자 간행, SNS 등을 통한 대중 선동으로 확산했다”며 “이런 궤변은 정확한 역사적 기록과 자료로 논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의기억연대 사업에서 자료 발굴, 조사·연구 영역이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학술토론회 부대행사로 5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장안공장 서문광장에서 ‘용담 안점순의 평화’가 열린다. 행사는 서예 퍼포먼스와 시낭송 등 창작공연과 용담 안점순 사진전 등으로 진행된다.
1928년 태어난 용담(龍膽) 안점순 할머니는 1941년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해방 후 1946년 고향(마포구 복사골)으로 돌아와 홀로 지내던 할머니는 1992년 조카와 수원으로 이사 왔고 1993년 8월 막내 조카딸 신고로 피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후 수요집회, 아시아연대회의 등에 참여해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며 ‘일본군 성노예 문제해결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14년 5월 수원 올림픽공원에 평화비(평화의 소녀상)가 세워진 후에는 일본군 성노예 피해 할머니 지원 단체인 ‘수원평화나비’와 함께하며 평화운동가, 여성운동가, 여성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2018년 3월 30일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시는 2018년 8월 안점순 할머니를 ‘수원시 명예의 전당’ 에 헌액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수원시가족여성회관(갤러리 1층)에 안점순 할머니를 추모하고 기리는 공간인 ‘용담 안점순 기억의 방’을 개관했다. 용담은 안점순 할머니가 생전에 좋아했던 꽃이다.
NSP통신 조현철 기자 hc1004jo@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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