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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I·웰컴 등 저축은행 기업대출 ‘대폭 증가’…부실 이어 ‘뱅크런 악몽’ 우려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2-10-20 11:23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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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강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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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1년 새 대형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최대 7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하 PF) 규모도 10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부실에 이어 ‘뱅크런(대량인출사태)’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와 올해 상반기를 비교했을 때 대형 저축은행들 중 기업대출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웰컴저축은행(76.73%)으로 나타났다. 이어 OK저축은행이 65.13%, SBI저축은행이 58.35% 순으로 증가했다.

전체 79개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총 70조 6845억원으로 사상 처음 7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저축은행의 특성상 기업고객 대부분이 대기업에 비해 자본력이 약한 중소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됨에 따라 기업대출의 상환이 더 어려워져 여신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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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저축은행을 포함한 제2금융권의 부동산PF 규모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지난 2011년 부산저축은행의 뱅크런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의원(정의당)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잔액은 5조 600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한 건당 50억원을 초과하는 대출(기업·가계·기타대출 전체) 잔액 역시 10조 3000억원 증가했다.

앞서 부산저축은행 사태 당시 저축은행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부동산PF에 발을 담갔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자 부산저축은행에서 뱅크런이 발생했고 다른 저축은행으로도 부실이 옮겨 붙었다.

부동산PF는 시행사와 시공사, 금융사 등이 얽혀 있는 구조라 부실의 여파가 금융사뿐 아니라 타 업계로도 번질 수 있어 위험성이 크다. 이에 주요 시중은행들은 올 하반기부터 사실상 부동산PF 대출을 중단했다.

특히 한은이 다음 달 추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p 인상)을 밟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부동산 PF 부실 위험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강원도가 지급보증한 레고렌드 건설과 관련해 20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처리 되면서 연쇄 부실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리상승시 부동산PF 관련 제2금융권 부실이 문제될 수 있다”며 부동산PF 부실 위험에 대해 지적했다. 또 한은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 전환한 상황에서 경제 여건 등에 따라 건전성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부동산 PF 관련 금융회사 건전성 우려가 확대되지 않도록 선제적 리스크 관리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주문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 내부에서도 “불안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행 수신팀에서 ‘돈(예금)을 다 빼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실제로 직원들이 퇴직금도 못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PF부터 대규모 대출, 기업대출까지 급증하며 저축은행이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지만 저축은행들은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의 경우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5.35%까지 인상했고 보통예금 금리도 최고 연 2.3%까지 올렸다. OK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연 5.5%지 끌어올렸고 SBI저축은행은 정기예금 금리를 최고 4.65%로 인상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저축은행은 최전정기예금 금리를 연 6%까지 올렸다.

이같은 상황을 두고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 뱅크런 가능성이 없진 않다”며 “뱅크런 사태에 대비해 약 한 달 전부터 업계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NSP통신 강수인 기자 sink60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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