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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형산강 수은오염대책 밝혀...늑장행정 비판 쏟아져

NSP통신, 조인호 기자, 2017-07-26 18:09 KRD2
#포항시 #수은오염 #구무천 #형산강 #미나마타병

기자회견 갖고 "올 연말까지 수은을 배출한 업소를 반드시 찾아내겠다, 3년 안에 형산강을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은 강으로 되돌리겠다" 약속

NSP통신-포항시 오훈식 환경녹지국장(왼쪽 두 번째)과 하영길 환경위생과장(오른쪽 두 번째)이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형산강 수은오염대책을 밝히고 있다.
포항시 오훈식 환경녹지국장(왼쪽 두 번째)과 하영길 환경위생과장(오른쪽 두 번째)이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형산강 수은오염대책을 밝히고 있다.

(경북=NSP통신) 조인호 기자 = 포항 형산강 수은오염이 지역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1년이 지나서야 대처에 나서는 포항시의 늑장행정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북 포항시는 26일 오전 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경북녹색환경지원센터에 의뢰해 조사한 ‘구무천 중금속 오염 원인조사 및 대책 연구’ 결과, 형산강 지류인 구무천에서 오염기준치인 1만 3천배를 초과하는 916mg/kg의 수은(Hg)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956년 일본의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 발생한 미나마타병을 일으킨 최고 농도인 550mg/kg보다도 거의 2배에 달하는 심각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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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01년까지 공식적으로 2265명의 환자가 확인됐다고 하니 형산강물을 식수로 이용하고 영일만 생선을 섭취하는 포항시민들로서는 미나마타병에 걸릴 수 있는 환경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영길 포항시 환경식품위생과장은 이 자리에서 “형산강 지류인 구무천의 수은오염이 심각해 25일 포항시장님이 환경부를 직접 방문해 국가차원의 지원대책을 협의하고 6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주 오염원인 구무천 오염물을 처리하는 한편 정밀조사를 통해 올 연말까지 수은을 배출한 업소를 반드시 찾아내겠다”고 말했다.

또한 “3년 안에 형산강을 중금속에 오염되지 않은 강으로 되돌리고 이를 위해 이달부터 TF팀을 구성해 오염실태와 대책방안을 마련하고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한편, 매월 브리핑을 정례화해 형산강 모니터링 결과를 수시로 즉시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듯 시가 이제야 본격적인 대책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난해 6월 형산강 재첩에서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발견된 후 시당국은 덜렁 현수막 한 개만 걸어놓은 채 방치했고 지역 야당인사의 SNS제보를 통해 이 사실이 드러난 후에야 부랴부랴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발표하는 등 그동안 땜질식 탁상행정을 일삼아 왔기 때문이다.

또한, 남구 연일 섬안 큰다리 인근에서 채집한 재첩에서 다시 기준치 1000배 이상의 수은이 검출되고 황어 등 어류에서도 수은중독이 확인된 후에는 인근 사업장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생태복원 TF팀을 구성하는 등 부산을 떨었지만 수은 배출업소는 전혀 찾지 못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형산강 수은오염은 걷잡을 수 없이 점점 심각해졌다.

포항시는 이런 상황에서 올해 형산강에 수상 레저타운을 설치하겠다며 수은중독이 심각한 강바닥을 뒤집어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고 여론이 나빠지자 급하게 담당과장을 교체하는 등 시민들이 전혀 신뢰할 수 없는 행정의 난맥상을 보였다.

포항시민 김모 씨는 “담당과장이 3년 안에 모든 것을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하는데 믿을 수 없다. 형산강이 포항의 젖줄이고 식수원인데 그동안 시는 무얼 했는지 궁금하다”며 “이제 와서 죄송하고 대책을 세우겠다는 말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포항환경운동 연합 정침귀 사무국장은 “시민단체들과 시민들이 그동안 그렇게 문제점을 지적해왔는데 잘하고 있다고 홍보만 하다가 1년이란 시간이 지나서야 본격적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며 “그렇다면 포항시는 그동안 뭘 했는지 궁금하다. 대책마련도 중요하지만 먼저 오염원인을 찾아 향후 재발방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형산강 프로젝트는 오염문제가 해결하고 난 뒤 생태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진행되는 것이 순서다 ”고 강조했다.

NSP통신/NSP TV 조인호 기자, eno816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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