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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위대한 만학의 여정 시작

NSP통신, 윤시현 기자, 2017-02-27 15:52 KRD7
#목포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늦깍이 만학도 580명 꿈을 찾아 힘찬 새출발

NSP통신-지난 2월 열린 목포제일정보중고 졸업식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지난 2월 열린 목포제일정보중고 졸업식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전남=NSP통신) 윤시현 기자 = 김정숙(60세)외 만학도 580여명의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 입학식 준비가 한창이다.

지난 시절 어려웠던 경제 사정으로 공부할 기회를 잃었던 이들의 늦깎이 학교생활이 2일부터 시작된다.

중학교 290명, 고등학교 348명의 가슴 부푼 새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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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최고령자는 김유금(77세, 여) 황환철(77세, 남)이고, 중학교 최고령자는 정단오(76세, 여), 김세웅(66세, 남)이다.

또 중학교 최연소자는 셀파앙도마(23세, 여), 김중화(52세, 남)이고, 고등학교는 천미선(19세, 여) 손용식(26세, 남)이다.

중학교 최연소자인 셀파앙도마는 네팔에서 온 다문화가족으로 목포제일정보중고 부설 평생교육원에서 초등학력을 인정받고 중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다.

아직 한국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지만 남편의 후원에 힘입어 입학한다.

이 번 신입생 가운데 김정숙(60세) 씨는 엊그제 92세 노모 생신에 가서 중학교에 입학한다고 알리자, 친정어머니께서는 쌈짓돈 50만원을 학비에 보태 쓰라고 주셨다.

그리고 초등학교 교감으로 은퇴한 친정언니는 학교 다닐 동안 매달 15만원씩 차비에 쓰라고 보내준겠다는 든든한 후원을 약속햇다.

김 씨는 여섯 살 때 위암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2남 3녀를 기르시느라 떡장사 야채장사 등 새벽부터 고생하신 것을 보고 도왔다.

서울 영등포가 고향인 김 씨는 청량리 중앙시장 근처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떡과 고구마 줄기 등을 머리에 이고 엄마와 함께 팔러 다녔다.

머리에 인 짐이 너무 무거워 자라목처럼 쪼그라든 일상 속에서 중학교를 고집할 수 없었다.

공부 욕심이 많았던 다른 형제들은 모두 진학했지만 마음이 여렸던 김 씨는 형제들이 공부하는 동안 엄마를 도와 부지런히 일했다.

그래서 형제들은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공부를 마쳤지만 김 씨만은 공부할 기회를 놓친 채 환갑을 맞았다.

3년 전 우연히 낚시 왔던 장흥군 회진면의 조용하고 아름다운 풍광에 반해 귀촌하게 된 김 씨는 어판장에서 낙지를 선별하다가 남편이 장흥현대철강에 취업하면서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시간이 많아지자 어릴 때 형제들을 위해 희생하고 포기했던 공부가 하고 싶었다.

주위에 알아보니 목포중앙여중 안에 방송통신 중학교가 있다고 했다. 너무 기뻐 그날로 입학원서를 냈다.

그리고 입학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우연히 고속버스 옆좌석에 목포제일정보중학교 만학도 한 분이 곁에 앉았다.

자연스레 말을 섞다가 매일 등교해서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공부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고, 고민 끝에 목포제일정보중학교로 원서를 옮겨 썼다.

장흥 회진에서 목포까지 버스를 갈아타며 등교하기가 쉽지 않을 텐데도 김 씨는 그저 기쁘다.

개교 56년을 맞이하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2016학년도 졸업생 506명을 포함 1만 4785명의 동문을 배출했다.

2016학년도 목포제일정보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대학합격자는 4년제 호남대학교 조경학과 정식재 외 10명, 2년제 목포과학대학 호텔조리영양학과 김해심 외 121명으로 모두 133명이다. 해마다 130여명의 졸업생이 인근 대학에 합격하고 진학한다.

특히 2017년부터 전남 교육청으로부터 특성화 고등학교 학비지원을 받게 되어 고등학교 신입생 전원이 학비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중고 입학생의 남은 자리 접수는 3월 중으로 선착순 마감한다.

NSP통신/NSP TV 윤시현 기자, nsp2778@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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