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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결산

게임시장 ‘사회정치 이슈 속 모바일과 IP 시대를 맞이했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2016-12-30 16:03 KRD2
#게임시장 #결산 #모바일 #IP

“사회정치 이슈 대두, 오버워치의 돌풍과 온라인게임 침체, 모바일시대와 IP 확보 경쟁과 분쟁, VR/AR의 시작알려”

(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저물고 정유년(丁酉年)이 다가오고 있다. 2016년 국내게임시장 규모는 11조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온라인게임 부문은 주춤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모바일게임 부문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전체 게임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표 참고

NSP통신-<표, 국내게임시장의 규모와 전망, 단위 억 원. 출처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표, 국내게임시장의 규모와 전망, 단위 억 원. 출처 2016 대한민국 게임백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올해의 게임시장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건들이 이어졌다. 특히 ‘사회 정치적 이슈’가 대두됐다. 넥슨을 둘러싼 우병우 전 민정수석 처가와의 부동산 거래 의혹과 진경준 전 검사장과의 주식거래 의혹은 대표적인 사회 정치적 이슈였다. 여기에 일베와 메갈리아 논란 등이 가세하면서 게임시장은 출렁거렸다.

더불어 국내게임시장은 ‘온라인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중심축이 이동되면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동안 5강 체제를 유지했던 게임업계는 넷마블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의 3강 체제로 변경되고 있다. 중국 업체의 한국 공략이 점증하고 있고, 게임시장은 ‘글로벌’과 ‘경쟁의 가속화’로 인해 업체 간 격차가 더욱 커지고 있다. 더불어 기존 온라인과 모바일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싸움은 분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새로운 탈출구를 찾기 위한 시도도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게임시장은 ‘PC-온라인-모바일’이라는 큰 축의 변화에서 또 한 번의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기가 되고 있다는 분석. 이에 따라 미래먹거리로 대두되고 있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시장에 대한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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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의 사회화와 정치화 = 올 한해 게임시장은 다양한 사회정치적 이슈와 마주했다. 특히 넥슨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처가와의 부동산 거래 의혹과 더불어 창업주 김정주 NXC 대표와 진경준 전 검사장과의 주식특혜 논란이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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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웹젠 김병관 의장이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눈길을 모았다. 또한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 게임인들이 모여 ‘박근혜 퇴진’ 시국 선언을 하는 등 많은 사회정치적 이슈와 함께 했다. 이외에도 청문회에서 게임 업계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 의혹이 발생해 대형 게임사들이 곤혹을 치렀다.

게임업계는 소위 ‘일베’와 ‘메갈리아’ 논란에도 휩싸였다. 모바일게임 ‘이터널 클래시’는 일부 챕터제목으로 인한 일베 논란에 휩싸였으며, ‘클로저스’ 티나 캐릭터 성우였던 김자연씨와 넥슨 간의 메갈리아 사태도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올 하반기에 또 ‘데스티니 차일드’의 메갈리아 논란이 불거져 사회 정치적 이슈들은 게임시장의 주요 화제였다.

◆ 오버워치의 돌풍과 ‘외산 온라인게임 시장 점령’ = 올해 게임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슈는 ‘오버워치’의 돌풍을 들 수 있다.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에 이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FPS게임 ‘오버워치’ 돌풍으로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은 사실상 외산게임에 내줬다는 평가다. 특히 ‘온라인게임의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12월 게임트릭스 점유율을 보면 오버워치는 약 30%, 리그오브레전드는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그 외 ‘스타크래프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등을 포함한 전체 외산게임의 비중은 70%에 육박하고 있을 정도다. ‘오버워치’는 5월 24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당월 종합순위 4위, 6월 2위, 7월부터 10월까지 1위를 유지하다 11월에는 리그오브레전드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12월에는 다시 1위로 마무리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속된 게임 규제라는 외부적 요소와 게임시장의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고 사실상 붕괴된 국내개발환경, 그리고 단순한 확률게임으로 전락한 국산게임들의 질적 하락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 온라인게임 ‘침체’ 내년 기대작들 대기 = 게임시장의 중심이 ‘모바일’로 완전히 이동한 모습이다. 국내 중견업체들은 이미 온라인 대신 모바일게임만을 내놓고 있을 정도. 여기에 대형업체들의 야심작 역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히 외산게임 ‘오버워치’를 제외하고 야심차게 내놓은 네오위즈게임즈의 ‘블레스’,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4’ 등의 실패는 온라인게임 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 700억원을 들인 ‘블레스’는 운영미숙과 콘텐츠 부족에 시달리며 하락의 길을 걸어갔고, ‘창세기전4’는 그래픽 등 기대에 부흥하지 못한 완성도로 인해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중 ‘창세기전4’의 실패로 결국 소프트맥스는 ESA에 매각되며 화려한 역사를 마감했다.

넥슨 역시 쓰디쓴 실패를 맛봤다. 자사의 대표작 ‘서든어택’의 정식 후속작 ‘서든어택2’의 실패가 그것으로, 출시 23일 만에 서비스종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그 외 ‘타르타로스:리버스’(8월25일 정식서비스), ‘하이퍼유니버스’(11월 22일 정식서비스) 등 몇몇 게임들만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2017년 게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작들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리니지 이터널’, ‘뮤 레전드’, ‘로스트아크’ 등이 그것으로, 내년 MMORPG 유저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있다.

◆ 모바일게임 경쟁화 시대 IP 확보 경쟁 = 모바일게임은 상반기 다양한 캐주얼게임들이 등장했고, 하반기에는 ‘리니지 레드나이츠’, ‘리니지2 레볼루션’ 등으로 대변되는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들이 주목을 받으며 시장을 주도해나갔다.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인기 IP(지적재산권) 획득에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자체 IP를 가진 업체들은 사정이 나았지만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온라인게임 등 다양한 분야로 손을 뻗쳤다. 원피스 트레저 크루즈, 쿵푸팬더3, 갓오브하이스쿨, 덴마 등은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모바일게임들이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유명 온라인게임 IP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들도 출시돼 시장을 선도했다.

넥슨의 ‘메이플스토리M’와 ‘삼국지 조조전 Online’, 넷마블의 ‘스톤에이지’는 흥행에 어느 정도 성공하며 주목을 받았다. 특히 12월 출시된 리니지 IP게임들인 ‘리니지 레드나이츠(엔씨소프트)’와 ‘리니지2 레볼루션(넷마블)’은 원작 IP의 힘을 발휘하며 양대 마켓에서 최고매출 1, 2위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내년에도 게임업계에서는 만화를 비롯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업체와 IP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벌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 IP 분쟁으로 시끄러운 게임업계 = 게임업계가 모바일게임의 경쟁체제로 돌입하면서 분쟁도 잇따랐다. 특히 ‘IP(지식재산권)’ 침해의 법적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모회사 샨다)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미르의전설’ IP를 놓고 법적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이들은 서로 간 일진일퇴를 벌이고 있는 상황으로 사실상 장기전에 돌입했다. 카카오가 내놓은 신작 모바일게임 ‘프렌즈팝콘’에 대해 NHN엔터테인먼트는 ‘프렌즈팝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갈등을 빚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이츠게임즈의 모바일게임 ‘아덴’이 자사의 온라인게임 ‘리니지’ IP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며, 아이피플스는 넷마블게임즈의 유명 모바일 게임 ‘모두의 마블’이 자사 모바일 게임 ‘부루마블’을 표절했다고 소송에 들어갔다. 이외 넥슨도 모바일게임 ‘로스트테일’의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자사의 온라인게임 ‘트리 오브 세이비어’를 표절했다며 법적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

이같은 IP 분쟁은 모바일게임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특히 ‘뮤’의 성공과 더불어 ‘리니지’, ‘라그나로크’ 등을 활용한 게임들이 매출에도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IP 보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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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R/AR 신기술과 접목 시도하는 게임시장 = 국내 게임시장은 핵심 플랫폼인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모두 ‘레드오션’ 시장이 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에 대한 비중과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 이에 국내업체들은 미래 먹거리로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게임에 대한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VR/AR은 2016년을 원년으로 기록하고 있고, 2017년 이후로는 도약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tatista에 따르면 세계 VR 시장은 2015년 말 기준 23억달러 규모에서 2018년 52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다.

특히 VR게임 경험을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오큘러스 리프트, HTC 바이브, PS VR이 모두 발매되면서 기반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 점과 국내외적으로 VR/AR를 위한 협력도 꾸준히 이어짐에 따라 기대감은 높은 편이다.

엠게임, 조이시티, 드래곤플라이, 와이제이엠게임즈 등이 선도적으로 VR/AR 게임 및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이미 핸드메이드게임은 ‘VR 게임 크렝가!: 광란의 항구’를, 조이시티는 ‘건쉽배틀 2 VR’를 선보였다. 하지만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대형 게임사들은 VR에 대한 관심을 밖으로 표출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

관련업계에서는 “아직 VR/AR 게임시장이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플랫폼 정착을 위한 국산 VR/AR 콘텐츠도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한다. 하지만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중국업체들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의 협력을 비롯해 규모 있는 업체들의 과감한 도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게임업계 규제 논란 여전히 지속 = 게임시장도 외부적 환경이 중요하다. ‘셧다운제’를 통해 촉발된 게임 규제 논란은 2016년에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올해에도 규제 논란은 계속됐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사행성 논란이 문제로 대두된 것.

소위 ‘뽑기’라고 할 수 있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 강화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됐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 중 획득 확률이 10% 이하인 아이템을 판매할 경우, 청소년이용불가로 등급을 분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률안이 공개되면서 게임업계는 좌불안석. 이에 게임업계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개선안 마련을 위한 정책협의체’ 등을 통해 자율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유저들은 최근 국산게임이 ‘재미’가 아닌 ‘확률’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 규제에 찬성하는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확률형 아이템 규제 논란’은 언제든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어, 게임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 그 외 게임업계에 나타난 사건과 현상들 = 그 외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가 폐지를 공식화하며 2017년에는 막을 내리게 된다. 이로 인해 스타2 팀들도 대부분 해체됐고, 선수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리그오브레전드’와 ‘오버워치’는 인기만큼 많은 논란도 있었다. 2015년부터 논란이 계속됐던 ‘리그오브레전드’의 불법프로그램인 ‘롤헬퍼’ 문제도 지속됐고, ‘오버워치’도 불법 ‘핵’ 문제를 비롯해 ‘닷지버그’로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 더해 오버워치는 모바일 커뮤니티 앱 등을 통해 ‘성인 영상물’이 유포되고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7월 초 출시된 ‘포켓몬GO’ 현상도 국내에 영향을 미쳤다. 출시 한 달여 만에 1억 건이 넘는 다운로드와 총 매출은 1800억원 돌파 등 많은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 정식 서비스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일부는 이 게임을 하기 위해 속초행으로 떠나는 현상이 속출했다.

개발자들의 자살 문제도 이슈가 됐다. 그것도 큰 규모의 게임업체 직원이 돌연사를 하거나 자살하는 일이 발생하며 자성과 안타까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외 국내 웹게임시장에 이어 모바일게임시장에까지 두각을 보이는 중국업체들의 강세 현상과 게임시장에서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의 3강 체제 돌입도 눈길을 끈다. 이중 넷마블의 경우 내년 상반기 코스피 등록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시가총액이 10조를 돌파할 수 있을지도 주목받고 있다.

NSP통신/NSP TV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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