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김빛나 기자 = 해외직구가 물가상승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통화신용정책 수행 시 이러한 효과를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최창복 연구위원은 4일 발표한 ‘해외직구에 따른 유통구조 변화와 인플레이션 효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병행수입에 따른 정책효과로 독점 수입되는 아동복, 신발, 캠핑용품 등의 판매가격이 2013년도에 평균 10∼20%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2년 1월 이후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에 포함된 주요 해외직구 대상품목의 물가상승률은 해당 품목군의 여타 품목보다 크게 낮은 추세를 보여 해외직구가 물가상승률에 負(-)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침구, 핸드폰 등 내구재의 상승률을 살펴보면 관세청 지정 품목은 2012년 6월 -2.3%에서 올 6월 -6.9%까지 하락했으나 이에 포함되지 않는 여타품목은 같은 기간 -0.2%에서 0.7%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의 경우 1997∼2005년중 중국에서의 특정 상품 군 수입 1%p 증가는 해당 상품군의 소비자물가를 0.2%p 낮췄다. 미국은 수입가격 하락이 국내 생산자가 의도하는 마진을 줄임으로써 90년대에 연간 인플레이션을 약 2%p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최창복 연구위원은 “해외직구를 많이 하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에 물가상승률 차이가 있었다”며 “이는 해외직구가 인플레이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해외직구로 소비는 늘어나지만 수입으로 잡혀서 GDP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해외직구 실적은 2012년 8000억원에서 2014년 1조6000억원으로 2년 만에 2배로 늘어나는 등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면세 혜택과 통관절차를 간소화한 목록통관 대상품목을 크게 확대하면서 동 품목들을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우리나라에서 해외직구가 급성장하는 주요 이유는 일부 품목의 국내외 가격 차이가 큰 데다 국내 소비자들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해외구매 전자상거래 여건 개선과 FTA에 따른 면세 효과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소비자들은 국내보다 해외직구 가격이 약 30% 저렴한 것으로 체감했다. 국내소비자가 수용 가능한 국내외 가격차이는 평균 15%로 간주됐다.
가장 중요한 경쟁요소의 하나인 가격은 유통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가격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서는 유통구조의 효율성 제고가 요구된다.
백화점 저가 판매나 국내 온라인쇼핑몰에서의 해외직구 지원 등은 해외직구를 통한 유통구조의 변화의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또한 해외직구는 온라인 유통경로를 추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유통경로 간 경쟁을 유발하는 한편 이를 통해 국내 유통경로를 해외 유통경로 수준으로 효율성 제고(유통단계의 축소와 거래 단순화 등)를 자극하게 된다.
최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추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외직구 등으로 인한 유통채널 상의 변화에 따른 유의한 효과를 인플레이션 전망에 반영하는 한편 통화신용정책 수행 시 이러한 효과를 적극 고려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SP통신/NSP TV 김빛나 기자, kimb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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