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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볼까

통영 바다의 정원 ‘장사도’

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2015-06-18 12:12 KRD4
#장사도 #한려해상국립공원 #잠사도
NSP통신- (<가배항 선착장>)
(<가배항 선착장>)

(경남=NSP통신)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 장사도라 이름 불리는 섬은 두 곳이 있다.

전남 완도군의 보길도와 노화도 사이의 애기섬과 통영의 해상공원인 까멜리아가 있다. 두 섬 중 이번 여행에서는 통영의 장사도 해상공원 까멜리아에 다녀왔다.

통영 장사도에 가보기 전에는 ‘장사도’하면 아름다운 풍경보다는 TV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제일 먼저 생각이 났다. 왠지 배우 김수현이 손이라도 흔들며 우리를 반길 것 같은 섬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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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도에 가는 배는 여러 곳에서 출항을 하지만 거제도 여행 중에 가는 곳이라 가까운 가배항을 이용하기로 했다.

첫 배를 타기 위해 이른 아침 항에 도착한 탓에 거른 아침을 간단한 요기로라도 채울까하고 매점을 향했지만 아쉽게도 문이 닫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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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도에 가는 배는 아침 9시에 출항했다.

그림같이 펼쳐진 바다를 약 20분 정도 달려야 장사도에 도착을 한다. 주민들이 하나 둘씩 떠나면서 썰렁했던 섬이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아름다운 섬으로 명성을 얻게 된다.

장사도는 통영에 속하지만 통영에서는 40분, 거제에서는 20여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한다. 배가 출항하자 주위에 있던 갈매기들은 기다렸다는 듯 배 주위를 날아다니며 관광객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 먹는다.

뱃머리에 올라서니 장사가도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배의 속도가 느리다는 생각을 할 즈음 함께 승선한 여중생들의 깔깔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들뜬 목소리로 “저기가 장사도야?”, “우리 사진 찍자.”하면서 재잘거린다.

그 모습이 예뻐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괜찮다면 포즈를 취해줬다. 그렇게 아이들과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장사도에 도착을 했다. 장사도는 입도하면 2시간이 주어진다. 또한 입도하는 항구와 출도하는 항구가 달라 안내도를 잘 보고 찾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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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에서 내리면 언덕을 올라와야 한다. 해발 108미터의 높지 않은 섬이지만 헉헉 숨을 몰아 쉬며 중앙광장에 올라 오기까지는 장사도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중앙광장에 올라서면 비로서 보이는 주변의 경관과 장사도의 풍경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오른쪽으로 내려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달팽이전망대, 승리전망대, 다도해전망대를 돌아보고 안내도의 순서대로 돌아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승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이순신장군의 옥포해전이 펼쳐졌던 곳으로 임란해전 때 최초로 승리를 거뒀던 곳이다. 그런데 배가 고픈 탓에 식당에서 아침식사로 충무김밥을 먹고 나니 장사도를 돌아보는 시간이 빠듯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식사를 하지 말 것을 후회 해보지만 소용 없는 일이다. 부지런히 발을 놀려 왔던 길을 되돌아 전망대를 보기로 했다. 등줄기에서 땀이 흐르지만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더위마저 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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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도는 10만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있고 후박나무, 구실잣밤나무, 풍란과 석란, 천연기념물이 팔색조가 있다고 한다.

장사도 분교 마당 한 켠에는 웅장해 보이는 구실잣밤나무가 있고 야외공연장 아래쪽에는 동백나무 터널이 있다. 터널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절을 하듯 바다를 향해 허리를 굽히고 있다.

지금은 동백꽃이 피는 계절이 아니지만 동백나무 터널을 지날 때면 빨간 꽃을 볼 수 있다. 반가운 마음에 “동백꽃이다” 하며 카메라를 들이댔다.

관람객들을 위해 달아 놓은 조화였지만 실물을 본 듯 즐거웠다. 동백나무 터널에는 드라마의 주인도 도민준의 대형 사진이 세워져 있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순서를 기다렸다가 실물을 만난 듯 모형을 끌어안고 사진을 찍었다. 12가지 주제의 두상 조각상이 늘어선 야외공연장에서는 대덕도, 소지도, 좌사리군도, 연화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을 볼 수 있다.

파란 바다에 콩을 뿌려 놓은 듯한 섬들의 모습은 누구도 그릴 수 없는 한 폭의 자연적 동양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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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을 지나 섬아기 집을 돌아 이 섬의 마지막 코스인 미인전망대를 돌아보고 배가 출도하는 항구로 내려갔다.

장미꽃이 활짝 핀 터널을 지나 항구로 내려가는 길은 험한 돌길과 나무계단으로 된 두 길이 있다. 내려 가는 길에 천천히 내려가는 어르신을 만났다.

“힘들지만 참 좋네. 동백꽃 필 때 다시 오자”고 하신다. 2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장사도는 이제 TV드라마를 생각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시원하게 펼쳐진 경관을 떠올리게 한다.

거제 8경중 1경인 외도가 멋진 도시의 건물 같다면 통영 장사도는 시골의 초가집 같은 느낌이다. 잘 다듬어져 있지만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다.

긴 섬의 형상이 누에를 닮아 잠사도라 불리기도 하고 뱀의 형상을 닮아 진뱀이섬이라고도 했던 장사도는 일제 때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긴 뱀을 닮아 일본인이 부르기 시작해 지금의 장사도(長蛇島)가 됐다고 한다.

섬을 돌아보니 명주실을 뽑고 꼬치는 번데기로 사람들의 간식이 됐던 누에처럼 온몸을 통해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평안하게 해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장사도(長蛇島) 보다는 잠사도(蠶 沙島)가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NSP통신/NSP TV 염공료 프리랜서기자, ygr632@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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