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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데이터와 무지가 빚어낸 수 많은 아이러니…영리한 메타버스로 풀어낸다면(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지금 수집된 데이터는 얼마나 완성도를 가지고 있을까? 확실한 것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데이터는 당연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과거 역시 데이터를 인지해서 모으기 전까지는 역사적으로는 존재하는 어떤 것도 데이터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울러 데이터로 모아지는 관심 부분 이외의 현상에 대한 데이터 또한 없는 것이 사실이다. 다크데이터라고 한다.
빅데이터로 사용이 가능한 유효한 데이터는 컴퓨터가 생겨난 이후에 디지털로 저장된 데이터라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의 모든 인구가 디지털로 연결되고 일상의 상당부분이 가상화 되기 시작하면서 데이터는 폭증하기 시작했다. 데이터의 양이 늘어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의 종류가 늘어나는 것은 제한적이다. 양이 늘어난 데이터는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현상을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데이터의 종류가 풍부해진다면 데이터들 사이의 관계를 섬세하게 파악하고 나아가서는 미래를 예측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에게 감염을 일으켜 손쓸 틈 없이 퍼지면서 비로소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초기의 바이러스에서 델타와 오미크론 등의 변종이 나오며 바이러스로써 일생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바이러스가 가진 돌기의 변화가 초래한 변종의 출현은 백신이 따라가기도 벅찬 실정이다.
사람의 유전자를 모두 분석했다고 하는 인류가 작은 바이러스조차도 분석해내지 못하고 있다니 놀랍고도 안타깝다. 질병으로 발현된 부분에만 집중해서 데이터를 모으고 치료제를 만들다 보니 바이러스 전체에 대한 모든 경우의 수를 예상해서 종합적인 대응을 하는 것을 놓친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이용한다면 짧은 시간에 전체적으로 어떠한 변이들이 가능하고 그러한 경우에 인간의 대응은 각각 어떤 것이 필요한지에 대한 대비책이 동시에 강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를 만든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 해결은 어려워
사람이 손으로 실험하면서 데이터를 만들 때와는 상황이 상당히 다르지만, 아직도 슈퍼컴퓨터과 인공지능을 이전 시대의 프로세스에 맞추어 사용하는 듯하다. 따라서 데이터도 다양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변종의 출현과 동시에 백신이 나오는 시대는 인간이 데이터에 대한 시각을 바꾸어 감에 따라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문제를 일으켰을 때와 똑같은 생각으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언론인이자 2015년 퓰리처상 수상자인 엘리자베스 콜버트가 저술한 화이트스카이(2022)에 대자연을 상대로 한 인간의 어이없는 실수들이 적나라하게 기술되어 있다. 1963년 미국은 수생 잡초를 억제하는 방편으로 수생식물을 먹이로 삼는 아시아 잉어 중 하나인 초어를 들여왔다. 이삭물수세미라는 외래종 수생 잡초의 번식을 억제하기위해 또 다른 외래종 잉어를 들어온 것이다. 문제를 만든 방식과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1970년에는 하수 처리과정에 필요한 조류 퇴치를 위해 또 다른 아시아 잉어인 백련어와 대두어를 도입했다. 그 당시에는 아마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고 흥분했을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 지금은 이러한 수입 잉어의 창궐로 토종 잉어가 씨가 말랐고, 넘쳐나는 수입 잉어들의 개체 수를 줄이고 다른 강으로의 유입을 막고자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 잉어와 수생식물들 간의 먹이 사슬관계만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노력은 전체적인 자연의 데이터와는 균형이 맞지 않았다. 눈에 보이는 너무도 작은 데이터에 의존한 실험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거의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새로운 강의 생태계가 되어버렸다. 요즘은 잉어들을 잡아서 비료로 사용한다고 하니 동양의 관상용 잉어가 미국으로 건너가서 골치덩어리 신세가 되고 비료로 전락한 것이다. 모두가 인간의 단순한 생각과 대자연에 대한 무지가 만들어낸 아이러니라고 본다.
1930년대에 호주도 유사한 생물학적 시도를 경험하였다. 사탕수수를 먹어 치우는 바람에 골치거리가 되고 있었던 딱정벌레를 퇴치하기 위해서 미국과 중남미에 서식하는 독두꺼비 종류인 수수두꺼비를 도입하였다. 역시 사탕수수도 뉴기니에서 수입된 작물이다.
그러나 어이없게도 딱정벌레는 수수두꺼비가 닿을 수 있는 높이에 서식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딱정벌레의 개체수 조절에 전혀 효과가 없었다. 게다가 늘어난 독두꺼비의 확산으로 새로운 문제가 대두되었다. 인간의 억지스러운 개입이 문제의 해결보다는 새로운 문제를 탄생시키는 부작용으로 대두되었다.
현재는 두꺼비의 유전자 조작으로 독을 없애거나 번식을 하지 못하는 종으로의 개조를 시도하고 있다. 신기술을 이용한 참신한 접근이기는 하다. 그러나 이 또한 인간이 경험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농후하다. 생물들과 자연에 대한 데이터 부족이 불러온 인간에 의한 참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시뮬레이션으로 미리 보는 장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다면?
메타버스의 세상은 인간이 만들었지만 유니버스의 또다른 버전이다. 메타버스속에서의 모든 사물과 환경은 데이터에 기반해서 작동한다. 바이러스도, 강속의 잉어와 두꺼비들도 모두 데이터에 기반한다. 너무나도 이상적이어서 아무런 문제도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메타버스는 상당부분 인간의 세상과 연결되어 있고 문제를 공유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보다는 더 많은 데이터들이 서로 연결되고 데이터가 데이터를 주고받는 세상이므로, 의외로 작은 데이터를 다루는 현재보다는 진짜 빅데이터 세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인간세상의 일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볼 수 있는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많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바이러스도, 강의 생태계도, 혹은 경제정책도 미래 시뮬레이션을 통해 앞선 예상과 대처가 가능해진다면 어떨까 머리 속으로 시뮬레이션해보면서, 영리한 차원의 메타버스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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