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NSP통신) 영업직에 종사하는 이기혁(45세)씨는 업무 특성상 잦은 야근과 술자리로 항상 바쁜 일과를 보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양반다리를 하고 앉을 때 사타구니가 당기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이러다 말겠지 하는 생각으로 방치했는데, 점점 증상이 심해지면서 걷는 것 조차 힘들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이씨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진단을 받았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전체 고관절 질환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고관절 질병이다. 넓적다리뼈 제일 윗부분인 대퇴골두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충분한 영양과 산소가 공급되지 못하면서 괴사하는 질환이다.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호르몬제 남용, 고관절 골절, 탈구의 후유증, 유전적 요인 등으로 발생된다고 추측하고 있다.
특히 음주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이로 인해 생겨난 지방이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뼈의 괴사를 유발한다. 술자리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연시, 중,장년층 남성들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전형적인 증상은 사타구니와 엉덩이와 부위의 뻐근한 통증이다. 증상이 진행되면 허리와 무릎까지 통증이 발생되고, 더 악화되면 통증이 심해져 걸을 수도 설 수도 없게 된다. 질환이 급성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지만,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고 X-ray로도 잘 나타나지 않아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다음에야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가벼운 증상이라고 방치하면 향후 치료가 어려워지므로 음주가 잦은 30~50대 남성들 중 혈액순환장애가 있는 고 위험군은 몸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초기인 1~2기에는 적절한 치료를 하면 관절을 살릴 수 있지만 말기로 넘어가면 인공 고관절 수술이 필요하다. 초기에는 대퇴골두에 구멍을 뚫어 혈관이 새로 생성될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주는 감압술 치료가 대표적이다. 만약 자기 고관절을 살릴 수 없다면 가능한 빨리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시도해야 한다. 괴사범위가 광범위한 3~4기인 경우에는 인공고관절로 관절기능을 회복시켜 양반다리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대퇴골두무혈성괴사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 요인을 피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과음을 피하고 스테로이드제 사용에 주의해야 한다. 스테로이드 약물치료 후에는 고관절 이상 여부에 대해 정기적인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위해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글 : 한창욱 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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