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조현철 기자 =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펜데믹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들이 얼마나 위협적일 수 있는지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수업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반까지 적지 않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내는 학생들은 집단 감염병 위험에 더욱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이에 경기 수원시(시장 이재준)는 올 여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각 1개 학교에 시범적으로 첨단 기술이 녹아있는 ‘미세먼지 방진망’을 설치하고 학생들의 건강과 교육환경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어떤 효과가 있는지 심층적으로 살펴봤다.
최근 가을로 접어들면서 일교차로 인한 감기 환자들이 증가하며 호흡기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 대기 오염 물질이 점점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면서 사실상 코로나19는 끝났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위협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학교에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대기오염은 더욱 큰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은 폐 기능과 면역 체계가 완전하지 않아 외부 유해 물질에 더욱 취약하다. 더욱이 실내에선 감염병, 실외에선 미세먼지 등 뛰어놀 공간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면역력이 약해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학교에선 교실마다 실내 공기청정기와 공기순환기가 공기를 정화하며 일부 커버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주기적인 필터 교체비와 함께 많게는 학교당 3800만원 또는 그 이상의 전기세를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필터교체비 등 예산을 보조하고 있지만 고정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 비용을 아낄 수 있다면 아이들에게 고품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울 것으로 보인다.
실내공기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문을 여는 순간 미세먼지부터 여러 오염물질들이 유입되기에 사실상 4계절 내내 문을 닫고 생활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입자로 직경 1000분의 10㎜보다 작으면 미세먼지(PM10)라고 하며 1000분의 2.5㎜보다 작으면 초미세먼지(PM-2.5)로 구분한다. 잘알려진 것처럼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 물질로 건강에 치명적이다.
이에 시는 학생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해법 중 하나로 미세먼지 차단 기능이 있는 ‘방진망’을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벌레만을 차단하는 방충망처럼 창문에 설치하는 것은 동일하지만 기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쾌적한 학교, 수업의 질 높인다
서평초등학교, 삼일중학교, 삼일고등학교는 수원시 최초로 초중고 별로 올 여름 방진망 설치를 완료한 대표적인 학교다.
실제 방진망을 설치한 이들 학교는 달라진 교실 환경을 체감하고 있으며 행정실 관계자들도 높은 점수를 매겼다.
반도체, 의료산업에서 쓰이는 ‘초미세 나노섬유’로 제작된 방진망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공기·바람이 잘통해 실내공기청정기 등에만 의존하지 않고 안심하고 교내 환기를 할 수 있다. 매우 촘촘한 홀이 외부로부터의 오염물질을 방어해주기 때문에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걱정없이 환기를 할 수 있다.
서평초는 실내 공기질에 따라 자동으로 공기순환기를 작동시켜주는 ‘디질터시계’ 모양의 장치도 최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실내공기 오염을 육안으로 할 수 있으며 방충망과는 달리 방진망 설치 후 창문을 열어도 공기질이 쾌적하게 유지됐다.
서평초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책상에 먼지가 쌓이지 않는 것 같다”며 “특히 벌레 차단이 뛰어나서 방충효과가 정말 좋고 꽃가루도 차단해준다고 하는데 내년 봄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방진망에 흙먼지 등이 붙어 있어 내부에서 물티슈로 닦아도 실내로 먼지가 전혀 유입되지 않고 외부에서 그대로 털어지는 자가세척 기능을 이 관계자가 직접 체험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자가세척 기능은 이 방진망이 가진 기능 중 하나로 비가 올때 방진망에 붙어 있는 흙, 먼지 등이 자동으로 씻겨 내려간다. 어떤 장치나 전기, 기계적인 성능이 필요없는 친환경 기술로 일부러 세척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직접 닦아도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방충망이 설치된 곳은 오염된 상태였지만 설치한지 3개월가량 된 방진망은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창문을 활짝 열어도 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수업을 할 수 있다.
자가세척기능에 더해 빗물을 차단해주는 효과도 있다. 비가 오는 날에도 창문을 열고 수업을 할 수 있어서 비가 온다고 창문을 닫는 것이 이제 옛말이 됐다. 일반적으로 방충망은 빗물이 실내로 유입되지만 이 방진망은 발수효과로 비를 막아준다. 또 에어콘을 가동하기 애매한 봄, 가을에도 창문을 열어 적정한 온도로 수업을 할 수 있어 전기세 절감 효과도 볼 수 있다.
물론 폭풍이나 세찬 비바람에는 창문을 닫아야 한다. 빗물 차단효과가 뛰어 나지만 미세한 홀로 물이 스며 들수 있다. 100% 빗물을 차단한다는 것은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환기가 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삼일중 관계자는 “빗물을 차단해준다고 해서 물을 떠다 부어 봤는데 대부분의 물이 그냥 흘러 내렸고 일반적으로 비가 왔을때 안으로 들이치지 않아서 좋은 것 같다”고 “특히 학교 주변에 숲, 나무등으로 인해 벌레가 많지만 올해는 모기를 거의 본적이 없어 다른건 몰라도 해충방지는 탁월한거 같다”고 칭찬했다.
◆달라진 교실, 올해는 해충이 눈에 띄게 줄었어요
3개 학교가 공통적으로 뽑은 우수한 기능은 바로 ‘해충방지’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아 직접 확인이 어렵지만 벌레는 얘기가 다르다.
삼일중학교와 삼일고등학교 주변에는 잘 가꿔진 나무와 숲이 아이들의 정서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각종 벌레들이 이런 심리적 효과를 반감시킨다.
초등학교에 비해 수업시간이 더 많고 고학년이다 보니 학생들이 더 오래 학교에 머무르기 때문에 모기를 비롯한 벌레들도 불이 켜져 있는 학교로 몰려든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미세먼지도 차단하는 촘촘한 방진망이 방충망 보다 훨씬 더 우수하게 벌레의 유입을 막아 쾌적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올해는 체감이 될 정도로 벌레가 없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1층처럼 저층의 경우 학교 화단과 맞 닿아 고층에 비해 벌레들이 더 많이 유입되지만 3개 학교는 공통으로 이 같은 현상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특히 매개 감염병을 유발하는 모기를 올해는 거의 본적이 없다는 학교 관계자들의 목소리도 주목할 부분이다.
더불어 항균, 항곰팡이가 완전사멸되기 때문에 각종 바이러스균으로부터 아이들의 건강도 지킬 수 있어 학교 경쟁력에도 일조하고 있다.
삼일고 관계자는 “창문을 열어도 벌레가 들어오지 않아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다”며 “비가 오는 날에도 실내로 비가 들이치지 않으니 공기 순환이 잘 이뤄져 피부 트러블 예방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학교의 학부모는 “학교는 아이들에게 집처럼 오랫동안 머무는 공간이기에 더 안전하길 바라는게 사실이다”며 “아이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인구절벽 속 아이들이 귀해진 요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다양한 출산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아이들의 건강을 챙기는 정책은 찾아보기 어려워 수원시의 이러한 지원이 더욱 빛이 난다.
학교교육환경 개선책으로 진행된 방진망 설치는 학교가 요청을 해야하고 수원시 예산범위 내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조승원 수원시 평생교육과 과장은 “부모님과 마찬가지로 우리 역시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임을 잘 알고 있다”면서 “차별 없이 보호받고 존중받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바로 우리의 책임이자 역할로 모든 학생들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에서 공부하고 성장할 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방진망 설치는 아이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수업하며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지원한 것으로 방진망을 비롯해 안전과 관련된 요구가 있다면 언제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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