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D-11
숫자로 보는 부산시 행정 ‘11’(부산=NSP통신) 도남선 기자 = 2016년, 병신년 새해가 열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015년의 지난 350여일 동안 부산시는 다른 어느해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를 보낸 지자체였다. 열하루 남은 부산시의 2015년을, 숫자 ‘11’로 돌아보고자 한다.
◆ 11월 - 공무원 민간근무 휴직제 도입, ‘똥 위에 똥 얹기?’
민관유착 등 ‘비리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부산시에서 지난 11월 18일 공무원의 민간근무휴직제를 내년부터 실시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부산시는 민간근무휴직에 들어갈 4~7급 공무원을 채용할 부산 소재 민간기업을 11월 25일까지 모집했고, 신청 기업 가운데 선정된 기업에 휴직한 공무원이 내년 1월부터 근무하게 된다.
민간근무휴직제는 본래 공무원이 휴직한 뒤 일정기간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제도로, 해당 기업에서 연구개발과제 공동개발과 기업중심의 맞춤형 시책개발 등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2002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가 ‘민관유착’ 등 각종 비리로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었다.
정부의 여러가지 유착 방지책과는 별개로, 민간근무를 마치고 복귀한 공무원이 해당 기업 또는 관련 업계에서 이들의 인맥과 방패막이가 된 사례들이 무수히 많았기 때문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의 전 정무특보가 민간기업 수뢰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고 부산도시공사의 전 사장은 관광단지를 조성하다 뇌물을 요구한 죄가 인정돼 징역형을 선고 받은 지금 이 시점에서, 부산시는 왜 ‘공무원의 민간근무휴직제’ 카드를 꺼냈는지 다시한번 생각해봐야 할 일이다.
더불어 부산시민들도 부산시의 ‘민간근무휴직제’가 ‘고양이에 생선 맡긴 격’이 아닌지 눈에 불을켜고 지켜보고 있다.
◆ 11억 - BIFC 자금세탁방지기구 유치 예산, 정무위서 절반 깎여 돌아와... 국제금융중심도시는 부산시만의 외침?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당초 11억원의 예산을 기대했으나 예산당국 심사에서 절반이 깎여 돌아와 국제금융중심도시로서의 자존심에 흠집이 났다.
부산시는 지난 여름, 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교육연구기관인 FATF TREIN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부산에 처음으로 들어오는 경제·금융 분야 국제기구의 산하기관이라 관계자들뿐만아니라 시민들의 기대다 무척이나 컸다.
하지만 11월 진행된 국회 정무위에서는 부산시가 신청한 11억원의 예산이 6억원으로 반토막이 나게 됐다.
반대논리는 국제기구 설립비용을 왜 정부가 부담하느냐는 것이 핵심이었다.
뿐만아니라 서울시가 한국거래소 자회사의 부산 설치를 반대하는 공문을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는데, 그 주요내용에는 ‘서울 중심의 금융도시 육성’이 강조돼 있던 것.
이래저래 부산시의 부산국제금융중심도시로서의 도약에 제약이 많았던 한해였다. 병신년은 서병수 부산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의 국제금융중심도시 관련 의지와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 11조 - 부산시 대중교통과장의 롯데 마이비카드 사외이사 활동, 지방공무원 복무규정 제11조 겸직허가 위반 논란
지난 7월 부산에서는 교통카드 미사용 충전선수금(잔액) 환수 운동이 거셌다. 롯데 마이비카드에 쌓여 있는 충전선수금 가운데 10년 동안 사용하지 않은 금액은 441억원, 5년동안 사용하지 않은 금액도 12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야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즉각적인 공익 환수운동이 불었던 것.
부산에서는 롯데 계열사인 마이비카드와 하나로카드가 충전식 교통카드 시장을 양분해 왔다. 이들 업체의 미사용 충전선수금은 이들 업체로 귀속돼 이른바 ‘낙전수입’으로 관리돼 온 것이다.
여론이 들끓자 부산시도 다급히 대책 마련에 들어가 최근 40억원을 일시금으로, 나머지는 10년간 매년 5억원씩 공익 환수키로 업체와 협의 해 논란은 일단락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산시 대중교통과장이 2012년부터 3년간 롯데 마이비카드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사실이 밝혀져 논란은 다시 재점화 됐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그동안 이들 업체가 미사용 충전선수금을 공익에 돌리지 않고 낙전수입으로 관리해올 수 있었던 것은 부산시 교통과장이 교통카드 업체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기 때문이 아니냐”는 내용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부산시는 즉각 보도자료를 통해 “사외이사는 영리추구가 아닌 무보수직으로, 연간 2~3회 정도 이사회 참석은 업무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비상임이사 성격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대통령령인 지방공무원 복무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있다.
위 법 제11조(겸직허가) 제1항은 ‘공무원이 영리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다른 직무를 겸직하려는 경우에는 자치단체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시 대중교통과장은 보수를 받지 않아 개인적으로 영리추구는 없었겠지만 업무 자체가 ‘영리’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게 관계법 위반 주장의 근거였다.
아무튼, 부산시 대중교통과장이 영리 추구의 업무를 봤든 보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그동안 이득을 봐 온 것은 ‘롯데 마이비카드’였다.
NSP통신/NSP TV 도남선 기자, aegookja@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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