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05-7182802122

단독

금융당국, 시중은행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 설정 검토

NSP통신, 강수인 기자, 2025-11-14 13:37 KRX2 R5
#중저신용자 #대출비중목표 #시중은행 #저축은행 #이억원

업계 “‘공급량 증가’보다 ‘고객 뺏기 게임’으로 흐를 것” 우려

NSP통신
fullscreen

(서울=NSP통신) 강수인 기자 =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이어 시중은행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를 설정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업계는 “서민대출의 공급이 늘어나겠지만 결국 제2금융, 인터넷전문은행들과의 파이 뺏기 게임으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에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를 세울 것을 검토 중에 있다. 현재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평균잔액 30% 이상’으로 설정돼 있는데 이를 시중은행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금융당국 수장들의 ‘포용금융 확대’ 기조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12일 취임 두 달을 맞은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한국 경제는 저성장과 양극화에 빠져 있다”며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선 금융이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G03-9894841702

이어 금융회사의 3대 전환을 거론하면서 “금융약자들에게 더 기회를 제공해 제도권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우리 경제의 기반을 많이 만들어드리는 것이 금융의 역할”이라며 “그것이 한국 경제가 제대로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방향이 속도를 내야 하고 성과를 내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NSP통신-신규취급액 기준. (그래프 = 김상훈 의원실)
fullscreen
신규취급액 기준. (그래프 = 김상훈 의원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5대 시중은행의 중·저신용자(KCB 신용평점 기준 800점 미만) 신용대출 신규취급액 비중은 평균 8.48%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지난 8월 기준 NH농협은행이 15.31%로 가장 높았고 KB국민은행 10.58%, 하나은행 6.62%, 신한은행 5.19%, 우리은행 4.71%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비중을 높이도록 정부가 목표치를 설정하면 이로 인한 공급 확대의 효과보다 고객층이 겹치는 시중은행과 제2금융권, 인터넷전문은행 등에서 우량 중·저신용자 고객을 둘러싼 파이 뺏기 게임으로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주문이 내려오자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경쟁력을 내세웠다. 당시 인터넷전문은행의 최고금리(연 9.15%)가 제2금융권의 최저금리(연 11.7%)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중·저신용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한 금융학계 연구원은 “시중은행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도입하면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 공급 총량이 증가할 것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캐피탈, 저축은행 등은 주 고객을 뺏기는, 서로 간의 ‘고객 뺏기 게임’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엇이든 인위적인 개입은 부작용이 따른다”며 “지금 생산적 금융 확대로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도 늘리면 건전성 관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중은행은 고신용자를 주로 취급하기 때문에 굳이 중·저신용자에게까지 대출을 내줄 필요가 없으나 의무적으로 비중을 늘려야 하게 되면 저축은행 업권으로 오는 고객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 경제뉴스통신사 NSP통신·NSP TV. 무단전재-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