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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린 것 맞아?” 크래프톤 여전히 고평가 받는 이유

NSP통신, 이복현 기자, 2021-07-11 15:36 KRD2
#크래프톤 #고평가 #정정신고서 #몸값부풀리기 #희망공모가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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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크래프톤이 정정신고서를 내놓은 가운데 여전히 ‘꼼수를 통한 몸값 부풀리기를 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새롭게 신고한 정정신고서의 경우 기존 희망공모가액이 조정했지만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누리꾼들도 “먹튀” “초고가 버블” “크래프톤 샀다가는 쪽박찬다” “기업과 주관사의 탐욕” “정신 못차리네” “내린 것 맞나?” “공모가 올린 다음에 개인들에게 떠넘기려고 혈안이네” 등의 부정적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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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희망공모가액은 기존 45만8000원~55만7000원에서 40만원~49만8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특히 문제로 지적됐던 비교기업의 경우 엔씨소프트,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펄어비스의 4개 국내기업으로 확정하며 논란을 일부 해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크래프톤의 꼼수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크래프톤은 전체상장 공모수를 줄었다. 기존 상장예정주식수 5030만4070주에서 4889만8070주로 낮춰, 140만6000주를 줄었다.

즉 공모주식수를 줄여 전체 시가총액 규모를 낮추는 작업을 통해 눈속임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구주매출 주식 수는 조정되지 않았다.

크래프톤은 주식수를 줄인 가운데 비교기업의 PER가 높은 시기인 1분기를 여전히 적용했다. 즉 정정신고서를 살펴보면 비교 그룹의 2020년 순이익 기준 PER와 2021년 1분기를 4배해 연환산 PER를 더한 평균값을 사용했다.

즉 2020년 온기 PER 40.4배였고, 2021년 1분기 연환산 PER 47.2로 이를 평균내 43.8배를 크래프톤은 적용했다. 사실 2020년 온기 PER를 적용하면 보다 이해하기 쉬웠지만 억지로 2021년 1분기를 적용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 관련 업계 관계자는 “지배주주순이익 적용과 관련해 여전히 수익이 높은 특정시기인 2021년 1분기를 적용해 높은 벨류에이션을 책정하고 있다”며 “기존에 비해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1분기를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점이 의문”이라고 밝혔다.

최종 평가액 대비 할인율적용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정 전의 할인율은 32.4%~17.8%였고, 바뀐 할인율은 30.9%~14.0%로 돼 있다. 하지만 정정 전의 할인율도 그 폭이 적다고 지적을 받은 상황에서 더 낮은 할인율을 적용해 ‘꼼수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것.

크래프톤의 주당평가가액은 57만9153원에서 평가액 대비 할인율(30.9%~14.0%)를 적용해 희망공모가액 밴드는 40만원~49만8000원으로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전체 상장예정수를 줄이고, PER가 높은 특정 시점(2021년 1분기)를 여전히 포함해 PER를 높였고, 또 할인율도 더 낮춰 높은 벨류에이션을 책정했다”며 “몸값 부풀리기는 여전하다”고 밝혔다.

특히 “구주매출의 경우 최소한의 조정만을 했는데 기업에 들어가는 투자금은 줄어들어도 최대주주 및 임원의 구주매출은 줄어들지 않았다”면서 “일반 개인에게 있어서 이는 해당기업을 곱게 볼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만약 현 기준을 적용해 크래프톤이 상장하면 시총규모는 19조6000억원~24조4000억원이 된다. 2020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에 못미친 크래프톤은 엔씨소프트의 시총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비교기업이었던 엔씨소프트의 시총은 약 17조~18조원, 넷마블은 11조~12조원, 카카오게임즈 6조원, 펄어비스는 5조원 규모다.

참고로 엔씨소프트의 2020년 매출액 2조4162억원, 영업이익 8248억원을 기록했고 넷마블은 2020년 매출액 2조4848억원, 영업이익 2720억원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매출액 4955억원, 영업이익 665억원을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2020년 매출액 5446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2020년 매출액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 4610억원, 영업이익 22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1.6%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33% 하락했다.

크래프톤의 공모가 부풀리기 논란은 특히 엔씨소프트와의 비교에서 두드러진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1, 리니지2,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잇따른 성공으로 충분한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 외에는 특별한 성공작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업체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는 것이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의 차기작이 잇따라 성공한 예는 드물다. 실제 크래프톤은 대작 ‘엘리온’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기존 ‘테라’ 역시 시장평가는 좋은 편은 아니고 실적도 좋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여기에 배틀그라운드가 점점 인기가 식어가고 있는 점도 크래프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는 지난 2018년부터 대략 95% 안팎의 매출을 배틀그라운드 하나에서 올리고 있고 테라, 엘리온 등 다른 게임들의 기여도가 거의 없다는 점을 통해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특히 크래프톤의 개발력에 의문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후 골칫거리인 ‘핵’ 비롯해 최적화 문제를 노출해왔다. 또 MMORPG 엘리온도 최적화 및 버그 문제를 노출하면서 개발력은 좋은 평가를 받기가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NSP통신- (크래프톤)
(크래프톤)

하지만 차기작의 성공 여부에 따라 이러한 평가는 바뀔 수도 있다. 특히 세계적인 히트작인 배틀그라운드 IP를 기반으로 한 ‘배틀그라운드:NEW STATE’가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편 크래프톤은 블루홀스튜디오의 엘리온을 하반기 중에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지역에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출시하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시장 재진출도 준비 중이다. 또 ‘더 칼리스토 프로토콜(The Callisto Protocol)’, ‘프로젝트 카우보이(COWBOY)’ 등 새로운 게임 타이틀을 제작 중이며 ‘눈물을 마시는 새’ IP를 활용한 ‘프로젝트 윈드리스(Windless)’와 같이 게임 및 출판, 영상물 등으로 콘텐츠 다각화가 가능한 IP를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한 증권가에서는 “크래프톤의 상장당일 유통물량이 상장주식수 대비 33.5%정도로 추산되고, 크래프톤의 외국계 주관사 인수비율은 55%로 최근 SKIET 등과 비교해도 이를 상회하고 있다”며 ‘상장당일 매도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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