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NSP통신) 남승진 기자 =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 서울 경마공원에서 열린 제20회 ‘코리안더비’(GI, 1800m, 국OPEN) 우승은 신우철 마주의 ‘세이브더월드(수, R75, 김영민 조교사)’와 페로비치 기수가 차지했다.
경주기록은 1분 54초 1. 총 상금 8억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서울과 부경을 대표하는 총 15두의 마필이 도전장을 내 대회 격에 걸맞은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1998년 탄생한 ‘코리안더비’는 국산 3세 우수마 발굴을 위한 ‘트리플크라운’ 시리즈의 두 번째 관문으로 명실상부 최고의 위상과 상금을 자랑하는 경주다.
특히 ‘코리안더비’는 한 해의 삼관마(트리플크라운) 탄생 여부를 가장 먼저 점쳐볼 수 있기에 ‘상반기 최고 경마 축제’라 불리기도 한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당초 계획보다 3개월가량 연기된 지난 2일 치러졌다.
경주마 일생에 단 한번 출전할 수 있는 ‘코리안더비’ 그 트로피를 위해 15두의 경주마들이 힘차게 게이트를 출발했다.
경주 시작부터 모든 관심은 ‘트리플크라운’ 1차 관문이었던 지난 ‘KRA컵마일’의 우승마 ‘터치스타맨(수, R70, 김영관 조교사)’에게 쏠렸다.
하지만 초반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문세영 기수와 ‘최강특급(수, R44 박대흥 조교사)’이었다.
매끄러운 선행으로 1, 2, 3, 4코너를 차례차례 여유 있게 통과했다. ‘최강특급’의 상위권 입상이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4코너 이후 직선주로에 접어들며 모든 것이 바뀌었다. 줄곧 뒤를 따르며 2, 3위를 엎치락뒤치락하던 페로비치 기수의 ‘세이브더월드’ 김용근 기수의 ‘롤러블레이드(수, R70, 강환민 조교사)’가 선두 ‘최강특급’과 거리를 좁혀왔다.
결승선을 300m 남긴 지점부터는 중위권에서 힘을 비축하던 이준철 기수의 ‘흥행질주(수, R52, 김대근 조교사)’와 최범현 기수의 ‘라온터프맨(수, R50, 박종곤 조교사)’이 주로 안쪽에서 선두권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선두그룹의 치열한 순위 다툼도 잠시 결승선을 50m 앞두고 ‘세이브더월드’가 눈 깜짝할 사이에 치고 나가더니 우승을 거머쥐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우승을 직감한 페로비치 기수의 한 손이 번쩍 올라갔다. 멀리서도 그의 포효하는 얼굴을 읽을 수 있었다. ‘세이브더월드’와 처음 호흡을 맞춘 경기였기에 더 짜릿한 순간이었을 것이다.
2위는 후반에 멋진 추입을 보여주며 1과 1/4마신차로 뒤진 서울의 ‘라온터프맨’ 3위는 ‘흥행질주’ 4위와 5위는 부경의 ‘블루파워(수, R49, 김길중 조교사)’와 ‘터치스타맨’이 차지했다.
우승마 ‘세이브더월드’는 제1관문 KRA,컵 마일에서 출발이 늦어 부진한 성적을 보여줬으나 ‘코리안더비’에서는 페로비치 기수의 노련한 기승으로 초반부터 선두권에서 전개한 것이 우승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페로비치 기수는 “오래간만에 서울에서 이렇게 큰 대회에 우승하며 팬들에게 인사하게 돼 기쁘다”며 “안쪽 게이트를 배정받은 것이 유리했던 것 같다”고 소회를 전했다.
4월에 데뷔해 단 36경기 만에 ‘코리안더비’라는 큰 대회의 우승을 차지한 김영민 조교사는 “마필의 다리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뛰어 줘 고맙고 감격스럽다”고 눈물의 우승 소감을 남겼다.
올해 ‘코리안더비’는 팬들의 함성 없이 쏟아지는 폭우와 말발굽 소리만 유독 크게 울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5두의 경주마들이 보여준 멋진 레이스는 한국 경마의 정상화를 기대하게 했다.
올해도 트리플크라운 시리즈를 전부 우승하는 ‘삼관마’는 탄생하지 않았다. 서울과 부산경남 OPEN경주로 치러진 후 오직 ‘파워블레이드’만이 그 타이틀을 차지했기에 그 높은 벽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다.
트리플크라운 시리즈, 그 마지막 관문인 ‘농림수산식품부장관배(GII, 국OPEN, 2000m)’는 오는 30일 서울 경마공원에서 열린다.
‘코리안더비’우승마 ‘세이브더월드’는 경주 후 오른앞다리 부상으로 당분간은 회복에 전념할 예정이다. 향후 경주마로 활약을 이어갈지 씨수말로 데뷔할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NSP통신 남승진 기자 nampromotion@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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