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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 “NFT 경매로 바둑이 좀 더 예술로 다가갔으면”

NSP통신, 이복현 기자, 2021-05-12 10:23 KRD7
#이세돌 #NFT #22세기미디어 #이더리움 #알파고와의대국

암호화폐, 특히 이더리움 긍정적으로 평가해…알파고와의 대국 블록체인에 영원히 남기고 싶어

NSP통신- (22세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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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이세돌9단과 블록체인 스타트업 22세기미디어(대표 유신재)가 발행한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를 꺾은 역사적 대국의 NFT(Non Fungible Token/대체 불가 토큰)로 발행해 11일 오전 10시부터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NFT 발행 및 경매와 관련 이세돌 9단은 첫 마디부터 이번 경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길 바라는 이유를 밝혔다.

이세돌 9단은 “바둑을 모르는 분이라면 바둑이 예술이라는 걸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지만, 기보를 보면 한 수 한 수 둬 나갈 때 그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를 상상할 수 있다. 그런 맥락을 알게 되면 이게 예술품이라는 생각도 들 수 있다”며 “내가 바둑을 예술로 배운 마지막 세대라고 했지만, 이번 일이 바둑이 예술로 받아들여지는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란다. 바둑이 계속 살아남으려면 그 쪽으로 가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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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른 대국도 많았는데 이번 대국을 NFT로 발행한 계기에 대해서는 “1995년에 입단해 2019년까지 25년 간 프로 바둑 세계에서 활동하며 수천 판의 대국을 했다. 그중 알파고와의 대국이 대중성과 상징성 측면에서 단연 압도적이다. 또 굳이 블록체인에 영원히 남긴다면 아무래도 내가 진 대국보다는 이긴 대국을 남기는 게 낫지 않냐”며 그리고 “나는 바둑을 스포츠가 아닌 예술로 배운 거의 마지막 세대다. 어쩌면 마지막 인물일 수도 있다.

나와 같은 세대에서조차 바둑을 예술로 배웠다는 이는 매우 드물다. 지고 이기고와 무관하게 예술로서의 바둑은 대국에 참여하는 두 사람이 함께 만드는 거다. 이겼다고 해서 그 사람 것이 아니라는 거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내가 진 대국을 상대방이 NFT로 만든다고 하면 썩 유쾌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알파고와의 대국은 그런 점에서 '내 바둑 인생을 담았다'고 표현해도 부담이 덜하다. 물론 알파고 뒤에는 그걸 만든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어쨌든 프로그램이지 사람이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NFT가 앞으로 수집 가능한 대상의 범위를 넓힐 수 있다고 보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렇다. 한발 내딛는다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 마이클 조던의 마지막 슛이 아무리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았다고 해도, 이전까지는 기억 속에만 있고 그게 끝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걸 기념하는 상징적인 무언가를 만든다. 물론 사진이나 미술품도 있어왔지만 NFT에 어떤 상징적인 무언가를 담는다는 건 느낌이 또 다르다.”고 말해 앞으로의 NFT 시장에서의 가치는 지금보다도 훨씬 더 커질것으로 내다봤다.

이세돌 9단은 이번 NFT 발행 후 경매가 성공리에 이뤄져서 이더리움을 받게 되면 “명확하게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아서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 나는 암호화폐, 특히 이더리움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 중 하나로 이더리움은 연료 혹은 혈액 같아 암호화폐 시장에서 흥미로운 실험들은 대부분 이더리움으로 이뤄진다”며 “NFT가 팔리면 수익으로 얻은 이더의 일부는 팔고 일부는 보유할 것 같다”고 답했다.

특히 이세돌 9단은 어마어마한 금액에 낙찰된다면 “현재까진 바둑과 관련한 활동에 쓸 계획은 없고, 다만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건, 이번 NFT 발행을 계기로 앞으로 바둑이 좀 더 예술로 다가갔으면 좋겠고, 낙찰받은 이가 바둑 팬이라면 상징적, 기념적인 무언가를 나와 공유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내 바둑인생을 담은 토큰'을 산 사람이니까, 그런 분과 바둑을 둔다면 나도 굉장히 즐거울 것 같고, 바둑을 모르는 분이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NSP통신- (22세기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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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9단이 이번에 발행한 NFT는 알파고와의 네 번째 대국 당시 바둑판 위에 흑돌과 백돌이 차례대로 놓이는 모습과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 백 78수가 표시된 기보를 배경으로 촬영한 이세돌 9단의 사진과 서명이 담긴 동영상 파일을 기초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됐다.

지난 2016년 3월1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챌리지 제4 국에서 백을 잡은 이세돌 9단은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는 알파고가 인간을 상대로 둔 74차례의 공식 대국 가운데 인간이 승리를 거둔 처음이자 마지막 대국으로,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인간의 위대한 승리로 아직까지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의 승리를 결정지은 백 78수는 신의 한 수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일종의 ‘디지털 진품 증명서’로 알려진 NFT는 해외에서는 이미 경매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봄 크리스티 경매에서 최고의 화제를 나았던 비플(Beeple)의 디지털 회화 작업은 6930만 달러(약 785억원)에 낙찰됐다. 이외 그래피티 예술가 뱅크시를 비롯해 일론머스크의 부인 그라임의 디지털 회화 작품 10점도 총 65억원의 가격에 판매되면서 전세계 예술가와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한편 이세돌 9단의 NFT 경매는 18일 오전 10시까지 세계 최대 NFT 경매사이트인 오픈씨(opensea.io)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경매참여를 원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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