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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중견연 “상생법 개정안, 중소기업에 피해·법리 배치..철회돼야”

NSP통신, 이복현 기자, 2020-02-19 14:46 KRD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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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전경련컨퍼런스센터에서 ‘상생협력법 개정안,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 개최

NSP통신- (한국경제연구원)
(한국경제연구원)

(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중견기업연합회(이하 중견연)가 ‘상생협력법 개정안주, 무엇이 문제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경연은 중견연과 공동으로 19일 전경련컨퍼런스센터에 최근 국회법사위에 계류 중인 ‘상생협력법’(이하 상생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짚어보며 “국회에 계류된 상생법 개정안은 위탁기업에 대한 입증책임의 일방적 전환, 중소기업부(이하 중기부)의 처벌권한 강화 등 독소조항이 많은 만큼, 심층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개회사에서 “혁신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출현하면 기업들은 자유롭게 그 기업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장경제의 기본원리”라며 “개정안은 기술유용 분쟁 우려로 이러한 혁신기업과의 거래관계를 가로막는 장애물로, 4차 산업혁명을 저해하는 법안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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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미나에서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최준선 명예교수가 ‘대‧중소기업상생협력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대안’을 주제로, 숭실대 법학과 전삼현 교수가 ‘상생협력법개정안 상 입증책임 전환의 문제점’을 주제로 각각 기조발제를 했다.

이어 연세대 양준모 교수 주재로 기조발제자 2인과 명지대 경제학과 조동근 명예교수,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전우현 교수, 고려대 금융법센터 강영기 교수가 참석한 종합토론이 있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준선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앞의 사례와 같이 “상생법이 개정되면 국내 대기업들은 기술유용분쟁 등의 우려로 거래처를 오히려 해외업체로 변경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정부가 추진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 방침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일본 수출규제 대응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개정안 통과시의 후폭풍을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개정안은 중기부 처벌권한 강화 등 규제일변도 내용이어서 ‘대‧중소기업 간 자율적 협력관계 도모’라는 상생법 입법취지도 훼손한다”라고 말하면서 “이미 공정위와 중기부는 거래 당사자 간 계약, 사업활동, 대금지급 단계에서 중복조사가 빈번한데, 개정 시 중기부 처벌권한 강화로 양 기관 간의 중복처벌은 물론 상이한 처벌도 가능하게 돼 그렇지 않아도 힘든 기업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 한번 맺은 거래처를 자유롭게 변경하지 못함에 따라 계약자유를 훼손하고, 타법에도 기술유용 규제가 있으므로 규제가 중복되며 기술유용에 대한 조사시효가 부재하다는 등 다양한 문제점을 들어 개정을 반대했다.

두 번째 기조발제자로 나선 전삼현 숭실대 교수는 “기술유용 입증책임을 위탁대기업에 일방적으로 전환하는 것은 입증책임의 일반 법리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술자료 개념이 모호하여 명확성 원칙에도 위배되고, 하도급법 등 타법과도 충돌한다”고 개정안의 법리적 문제점을 제기했다.

먼저 위탁기업에 대한 입증책임 전환에 대해 “공법(公法) 영역에서 입증책임을 민간에 전가하는 경우 특정대상에 대한 마녀사냥이 가능하므로, 이러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범죄행위 증거를 국가기관이 입증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배할 경우 위헌논란이 초래될 수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다음으로 “기술유용행위에 대해 ‘3배 징벌배상, 시정명령, 벌칙’ 등이 부과되기 위해서는 수탁사업자 기술제공과 위탁사업자 기술자료 유용이라는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개정안에서는 기술자료 개념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핵심인 명확성의 원칙을 위배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개정안은 하도급법 등 타법과의 정합성이 결여돼 충돌우려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 확립에 목적을 둔 하도급법에서도 입증책임을 전환하지 않고 있는 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호협력이 목적인 상생법에서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기조발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도 개정안의 문제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졌다.

첫 번째 토론에 나선 명지대 조동근 명예교수는 기술유용 입증책임을 위탁기업에 부담시키는 것에 대해 “‘맞은 사람이 아닌 때린 사람이 때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하면서 “그러면 경찰이 왜 존재하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개정안은 ‘강자 대 약자’라는 2분법적 논리가 전형적으로 적용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법안 시행 시 위탁기업 자체생산 확대 등으로 수탁기업의 사업기회가 원천적으로 박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한양대 전우현 교수는 “중기부 직접처벌 강화, 조사시효 부재 등은 헌법상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본질적 제한이 될 것”이라며 “과잉규제를 자제해야 일자리 확대와 기업활력 제고가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 토론자인 강영기 고려대 금융법센터 교수도 개정안에 대해 “계약자유 내용 중 상대방 선택의 자유를 사실상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위탁기업의 권리 및 이익을 제약하는 내용들이 상생법 입법목적에 적합한지 등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경연 유환익 혁신성장실장은 “세미나에 참석한 발제자 및 토론자 모두가 상생법 개정안이 법리적‧경제적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지적했다”라고 말하며 “상생법 개정안은 재고(再考)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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