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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더니

‘평일 오후 3시의 연인’ 불륜 현실의 리얼함을 만나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2019-06-10 14:35 KR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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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P통신- (팝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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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NSP통신) 이복현 기자 = 영화 ‘평일 오후 3시의 연인’은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일반 불륜 영화처럼 단순히 야한 영화는 아니다.

영화는 결혼한 남자 ‘기타노’(사이토 타쿠미)와 결혼한 여자 ‘사와’(우에토 아야)의 불륜을 그렸다. 하지만 기타노는 가정을 택했고, 사와는 이혼한 상태다. 영화는 합의해 헤어지기로 했지만 우연히 이루어진 ‘신의 실험’ 같은 재회 이후를 다루고 있다.

카메라의 시선은 사와의 시선이다. 그런 만큼 영화는 여성적일 것 같지만 사실은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한 지방의 바닷가 풍경 같은 잔잔함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있지만 때론 잔잔하게, 때론 리얼하다. 특히 이 영화는 사와와 기타노와의 사랑만이 아닌 사와가 부딪힌 현실에 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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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관계도 모두 자막을 통해 드러내놓고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처음부터 단순한 이야기의 드라마틱함에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즉 사와의 시선에 담긴 외부 세계가 주 초점이라는 점에서 잔잔한 풍경은 때론 일그러지고 폭로되면서 의외의 긴장감을 주고 있다. 물론 기본적 구조는 복고적이고 서정성을 바탕으로 한 로맨스 영화를 보는 것 같지만 사와는 늘 자신으로 인해 갈등을 겪는 외부세계를 만날 뿐이다.

뻔하지만 불륜 영화이기 때문에 기타노의 현 부인과의 갈등이 일차적이다. 또 자신의 편처럼 그려졌지만 불륜의 인해 이혼하고 지방에 식당을 차린 가게 주인(히라야마 히로유키)과의 인연은 이 영화가 ‘불륜 미화 영화’가 아님을 잘 보여준다. 여기에 사와와 기타노 사이의 의심까지 보여주면서 영화는 불륜이 마주친 현실의 리얼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혼서류를 받고 같은 차를 타고 돌아가는 기타노와 그의 부인이 보여주는 갈등과 불꽃 축제를 즐기는 사와의 장면은 흔해 보이지만 여전히 이중적이면서 복합적이다.

개인적으로는 기타노의 죽음을 확인하고 사와가 어두운 기찻길로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우에토 아야의 안정적 연기력은 주인공의 심정을 잘 전달해준다. 또 그 장면에서 발견한 ‘반딧불’이 보여주는 묘한 여운은 기억할 만한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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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 3시의 연인’은 일본 영화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영화다. 두 주연의 연기력을 물론이고 바닷가의 아름다운 일상적 풍경은 영화적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영화는 부분부분 지루하고 사건은 다소 작위적인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불륜’이라는 소재의 중압감이 너무 컸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주제나 의미의 확장이 제한적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NSP통신 이복현 기자 bhlee2016@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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