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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개와 늑대의 시간’에 부쳐

NSP통신, NSP인사 기자, 2021-09-17 10:14 KRD7
#특별기고 #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개와 늑대의 시간 #고양시

“지역정치의 힘을 나누어 열고자, 열린정책플랫폼 ‘고양’의 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나도은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통합치유학과 특임교수

NSP통신

(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해가 지고 어스름해질 때를 말하는 황혼(黄昏)을 말한다.

이 말의 근원지로 알려진 프랑스에서는 ‘L'heure entre chien et loup’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개와 늑대의 시간’으로 번역했다.

밤의 짙은 푸른색과 낮의 짙은 붉은 색이 만나 저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개인지 늑대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시간대를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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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해가 지고 밤이 찾아오는 무렵을 나타내는 ‘황혼黄昏'이라는 말은 고대 중국의 12간지 시각 체계의 시간대인 戌(술, 19시~21시)의 다른 명칭 중 하나에서 유래했다.

일본에서는 이 한자어를 코-콘(こうこん)과 타소가레(たそがれ), 2가지로 읽는다. 후자의 타소가레는 誰たそ彼かれ로, 만요슈에서 나왔다. 이 만요슈에서 쓰인 타소가레는 말 그대로 '그대는 누구입니까?'라는 뜻이다.

헤이안 시대, 황혼이 깔려 어두워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간대에 앞에 서 있는 누군가가 사람인지, 사람이라면 누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彼かれ誰たそ'(거기 누구시오?)라고 묻던 ‘타소가레’가 황혼(黄昏)의 새로운 숙자훈으로 붙은 것이다.

일본은 예부터 황혼이 사람·살아있는 것들의 시간인 낮, 즉 황(黄)과 온갖 귀신과 도깨비·죽음의 시간인 밤, 즉 혼(昏)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간에 온갖 신이나 요사스러운 것들이 돌아다닌다고 믿었다.

또한 신들이 사는 세계이자, 시간의 흐름이 없이 항상 밤인 세계와 이어지는 시간이 황혼이라고 여겨서 이 때 돌아다니면 화를 입어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든가, 카미카쿠시(神隠し)가 된다든가, 요괴 따위를 만난다고 믿었다.

이번 선거를 바라보는 필자의 시각이 그렇다는 얘기다.

대한민국의 2022년은 특별한 해다. 3월의 대통령선거와 6월의 지방선거가 겹쳐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개와 늑대가 구분되지 않는 황혼의 선거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기 때문이다.

낮과 밤뿐만 아니라 개와 늑대도 구분되지 않고 인간에게 필요한 동물이 개인지 늑대인지조차 헷갈리게 만드는 유례없는 선거여서 그런 듯하다.

이번 선거는 봉건조선이라는 제국의 깃발이 일본군국주의에 의해 강제로 내려진 뒤 대동아공영을 꿈꾸던 일제가 갑작스럽게 항복함으로써 얼떨결에 쥐어진 해방 공간에, 이념의 이전투구에 권력욕에 휩싸여 피비린내나는 암투에 이은 남북한의 단독정부수립 결과, 바로 이어진 민족상잔의 비극인 남북전쟁과 그로인한 반세기를 넘는 분단의 역사 시작, 이어진 독재와 하야, 쿠데타와 군사독재, 산업화와 민주화에 이은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코로나19까지...

세계사에서 유례없는 역사로 화려하게 기록된 ‘한강의 기적’은 글로벌시장에서의 시장실패에 이어 끝이 보이질 않는 경제침체와 시장의 혼란은 사회혼란으로 이어져 결국 드러난 철학의 빈곤은 문화지체와 아노미, 인지부조화를 초래함으로써 들불처럼 일어난 촛불의 민심은 결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마저 탄핵하고 정권교체를 결과했다. 드라마의 연속은 여기까지였다.

촛불민심으로 들어선 소위 진보정권은 국민이 원하는 전반적인 사회개혁과 국가개조의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전정권의 적폐와 수준을 가늠하지 못할 도덕성과 능력에 치명적인 결함을 드러냄으로써 확증편향에 의한 386에서 586으로 이어지는 기성세대가 ‘내로남불’과 ‘진영논리’의 표상이 되었고 이로 인해 역사적으로 반독재투쟁을 통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실현한 민주화운동세력이 이제는 세대권력이 되어 시대전환의 혁신대상으로 전락한 아이러니한 현실을 우리는 맞닥뜨리고 있는 것이다.

즉, 우리에게 친구인 개와 인간에게 적인 늑대가 구별되지 않는 외적인 혼동상황인 황혼 무렵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친구가 개였는지 늑대였는지가 구별되지 않는 시대상황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아니 그보다는 이 같은 혼돈상황에 유입되는 온갖 귀신과 도깨비·죽음의 시간인 밤, 즉 혼(昏)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 시간에 온갖 신이나 요사스러운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우려의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다.

(독재 대 민주)의 구도가 (386-586세대 대 청년세대)로, (자본 대 노동)의 구도가 (자본 대 자본, 노동 대 노동)의 구도로 대전환되고 있는 격동의 현장 한복판이 되어버린 대한민국의 정치 역시 더불어민주당=진보, 국민의힘=보수의 구도가 유물이 되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진보와 보수의 표상으로 인식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국회경험이 전무한 후보들이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당 대표와 대통령후보로 나서고 있고 기성 정치권이 그들을 떠받치고 있는 현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정치권에도 소위 ‘개와 늑대의 시간’이 온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즉, 2022년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로 대표되는 낮과 밤의 혼돈과 전환기에 온갖 요사스런 정치관행과 사술로 가득 찬 사이비정치인들이 날뛰는 ‘개와 늑대의 시기’가 온 것이다.

개와 늑대의 시간인 ‘황혼’무렵에 날뛰는 요괴와 귀신은 ‘학연, 지연, 혈연과 부와 연결된 정치적 기득권’, ‘확증편향의 당선가능성’, ‘능력과 대표성과 아무 관계없는 청년과 여성, 정치신인 특권’으로 빚어지는 ‘낙하산’, ‘철새’, ‘토박이’, ‘장수만세’ 현상과 그들로 인해 빚어지는 ‘갑질’, ‘내로남불’, ‘파렴치’, ‘부정부패비리’, ‘측근정실인사’ 등 중앙과 지방의 정치를 궤멸시키고 있는 주범을 말함이다.

대표적으로 정당의 공천에 가장 강력한 기준으로 제시되는 상대정당 후보에 가름하는 소위, 경쟁력 즉, 당선가능성이란 게 있다. 그런데 그 기준이란 게 공개적으로 제시된 바도 없고 알 방법도 없다. 하지만 2년마다 번갈이 치러지는 총선과 지방선거는 중간 중간에 배치되는 대통령선거와 맞물려 그 시기 정치적 풍향에 따라 좌우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즉, 정치적 영향력이 큰 선거에 다음 선거가 강하게 영향을 받는 다는 얘기다. 결론적으로 가장 큰 경쟁력, 당선가능성은 사람이 아니고 직전선거의 ‘결과’ 또는 선거직전의 ‘정치적 상황’이다. 또한 기성정치인에게 후하게 적용되는 후보의 ‘경쟁력’ 역시 국회와 얼마나 지근거리에 있느냐 그로인해 얼마나 많은 영향력 있는 경력을 쌓아왔느냐가 기준이다.

방금 태어난 아이가 곧바로 걸어 다닐 수 없는 것처럼 시간과 자신의 노력과 주변의 도움이 받쳐주면서 누워있다, 기어 다니다, 뒤뚱뒤뚱 걸음마하다, 걷고 뛸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과 지방에 소위 ‘경쟁력’을 달아줄 정치적 육성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한 것이고 그러한 것이 마련되었을 때 ‘차별성 있는 경쟁력’을 기준으로 정당의 공천이 정당성과 정통성을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지역주민들로부터, 국민들로부터 굳건한 신뢰와 자랑스러운 선택을 받을 수 있겠다.

결국은 정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치활동을 수행해야하는 것이고 그러한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자체 수혈할 수 있도록 육성시스템을 강화하여 내성을 키워야 선거라는 전쟁터에서 인재와 조직을 지켜내고 권력을 쟁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다음에서야 ‘정치공학, 선거전략’이라는 단어가 제대로 가용될 수 있다. 경기북부권의 대도시인 인구 105만과 4개의 선거구를 보유한 고양특례시의 경우, 보다 정밀하고 특수한 선거전략이 필요한 지역이다.

지역 내 2개의 (1기, 3기)신도시와 역외 (파주)2기 신도시를 품고 있는 고양시는 선거에 있어 중량급과 신인 그리고 토박이 정치인이 적절히 배치된 원팀(One-Team)의 구성이 절실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선거 전략이 필요한 지방대도시인 것이다.

결국은 이 모든 것을 총괄 지휘할 당협위원장의 능력과 인품 그리고 정치적 선견력과 조직 장악력과 지휘능력까지 갖춘 정치인이 선택되어져야 한다는 주민과 당원들의 절실한 요구임을 말하는 것이다. 그럴 때만이 지역의 정치를 소신 있게 풀어갈 양질의 시·도의원들이 선택되어지는 것이고 그렇게 진출한 시, 도의원들의 활발한 정치력이 지역을 살리고, 정당을 살리고, 정치를 살리고, 정치권력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의 정치적 관행은 여전히 실망스러운 것이었으며 앞으로도 그리 특별히 기대될 것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주민들이나 당원들에게 일반적이다. 그것이 당의 조직위원장 공모 때마다 느끼는 허탈감으로부터 시작되어 시, 도의원 공천과정에서도 역시 지역에서 자라나, 지역을 지켜오고, 지역과 당을 위해 평생 헌신해온 인물들을 발굴, 육성하려는 의지도 없을뿐더러 그럴 배려도, 기대도 갖고 있거나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의 문제를 말함이다. 통신사들이 평생을 충성해온 고객을 냉대하고, 신규가입 고객을 신주단지 모시듯 우대하는 관행처럼 말이다.

특히 밖에서 날라 들어온 정치인들 역시, 주민과 당원들의 여망을 만족시켜준 적은 한 번도 없다. 있는 동안은 초‘갑’질로 범벅하고, 먹을 게 없으면 홀연히 사라진다. 그렇다고 해서 지역에서 태어나 지역을 지켜왔다는 인물들도 별다른 능력을 보여주거나, 사람들의 신망을 얻고, 지속가능한 정치플랜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아니다.

미국의 오바마나 유럽의 마크롱이 혜성같이 나타나 대통령이 된 줄 알지만, 그들 모두 수십년 간 지역에서 정치수련을 닦아온 근력 있는 정치인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 상황에 따라 긴급 외부수혈도 필요할 때가 있다. 특히 지금과 같이 대선과 지방선거가 같이 맞물려있는 긴박한 정치계절에서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고양시가 4개 선거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외부수혈과 내부 역량이 적절이 조화를 이루어 윈 팀을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외부수혈 자는 지역과의 자연스럽고 진정성 있는 습합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고양시는 하나의 정당이 국회와 시의회, 도의회 그리고 지방정부를 싹쓸이 하다시피 하여 지난 12년간을 독식해온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시는 지난 10여년 이래, 적들의 탄환이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원 팀을 구성해 총력전을 펼쳐본 적이 없었다. 여태까지 그런 일을 위해 나섰던 인물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 같은 절망감이 이번 조직위원장 교체과정에서 주민과 당원들에게 다가왔던 위기감의 발로다.

이번 선거는 대선과 지방선거가 연이어 치러지는 중대한 정치과정이다. 당은 지역주민과 당원들의 무엇을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하고 상식선에 맞게 전략적 대안을 내야 한다.

이 시기에 왜 우리가 당에 지역에 대한 전략적 사고와 대안을 요구했는지 그 전략적 진정성에 대해 당은 깊이 숙고했어야 하고 결과 된 불공정한 선택의 연속은 앞으로 다가올 대선의 전략적 거점으로써 강북선거를 좌우할 고양대첩에 얼마나 큰 전략적 패착으로 다가오게 될 것인지를 감안했어야 했다.

고양시는 지난 12년간 단일정당이 권력을 독차지해왔다. 그로인해 ‘그들만의 리그’로 인한 적폐가 시민들의 삶을 옥죄고, 정치수준을 떨어뜨리고, 부패를 일상화했다. 그렇지만 지난 12년간 누적된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투쟁에 나선 정치인은 하나도 없었다. 고작 지난 지방선거에서 정치권이 적폐를 뚫고 가까스로 의회에 진출한 초선의원 하나가 줄기차게 달라붙어 10여 년간 주민의 신분으로 1인 시위와 고소, 고발 전을 온몸으로 감내했던 시민전사의 투쟁을 이어갔을 뿐이다.

강력한 적폐청산만이 주민과 당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고 정치력을 회복할 수 있으며, 그 힘으로 정권교체를 실현할 수 있을 뿐이다.

강북의 고리를 고양시에서 풀어야 한다. 정치권이 그런 역할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면 주민과 당원들이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다. 중앙의 정치에 대해 기대할 수 없다면 그리고 지방의 정치에 대해 희망을 논할 수 없다면 이 문제를 풀어갈 근본적인 대안은, 결국 지역정치의 외곽에 강력히 존재하는 ‘지역의 힘’을 만드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 오늘 이야기의 골자다. 이 힘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주민들과 당원들로부터 어떻게 지역의 지속가능한 희망으로 존속케 하고, 지역의 정치를 그 안에 내포할 수 있게 하느냐 하는 문제다.

지역정치의 힘을 나누어 열고자, 열린정책플랫폼 ‘고양’의 출발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제 무엇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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